"설 선물세트 구매 단가 높아져 설 소비 살아나고 있어"주요 백화점서 농산, 수산 등 신선식품 매출 전년 대비 최대 50%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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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진. ⓒ신세계백화점
김영란법(부정 청탁 금지법) 선물 상한액이 개정되면서 올해 설 선물세트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산 농수축산물에 한해 명절 선물 상한선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품목 역시 건강·차 등 알뜰 상품에서 한우와 굴비 같은 신선식품으로 바뀌고 있다.
4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설 선물 판매 매출이 전년 설 대비 35% 신장했다.
지난해 설 주춤했던 농산, 수산 등 신선식품 장르가 올해 50%가 넘게 매출이 올랐다. 이는 10만원 한도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김영란법이 개정된 영향으로 보인다. 5만원 이하 상품들이 많아 지난해까지 고신장을 이어가던 건강·차 장르 수요는 다소 줄어든 반면 축산, 수산, 농산 장르가 크게 신장했다.
축산(한우) 31.3%, 수산 51.3%, 농산 51.7%, 주류 22.6% 등은 신장한 사이 홍삼과 건강보조식품, 수입산 차가 대부분인 건강·차(-9.4%)는 전년 설보다 매출이 줄었다.
올 설에는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선물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첫 적용된 지난해 설의 경우 5만원 이하 선물이 115% 신장했지만 올해는 39%로 평균보다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경우 지난해 15% 감소했지만 올해는 165% 뛰었다.
김영란법은 장르별 인기 품목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실적으로 10만원 이하의 품목 구성이 어려운 정육을 제외하고 수산과 농산의 판매량을 품목별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수산과 농산 모두 판매량 1위가 안심굴비, 알뜰 사과ㆍ배 등 5만원짜리 선물이었다.
올해는 바다향 갈치(10만원), 실속 굴비(9만원), 애플망고(10만원) 등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 상품이 상위권에 진입하고 지난해 1위였던 5만원대 굴비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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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도 설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한 지난 1월 22일부터 2월 1일까지 실적이 전년 동일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신선식품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해당 기간 농산 선물세트가 15.3%, 수산이 19.9%, 축산이 14.3% 신장했다. 신선식품 선물세트 실적 호조는 김영란법 선물 상한액이 농·축·수산물 에 한해 10만원으로 개정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는 고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9만9000원에 구성한 '1등급 한우 정육 선물세트(2kg)', 10만원에 판매 중인 '영광 법성포 알뜰 굴비세트', 8만9000원으로 준비한 '롯데 상주곶감 프리미엄 2호' 등은 준비 물량의 60%가량이 이미 소진됐다.
10만원 이하 축산 선물세트는 95.7%, 농산 선물세트는 37.4%, 수산 선물세트는 70.2%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는 등 청탁 금지법 선물 상한액 개정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2월 21일부터 2월 1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기간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2%가 증가했다. 과일 선물세트가 10.7%, 축산 선물세트가 31.8%, 수산 선물세트가 12.8% 늘어나는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신장했다.
김영란법 상한액 개정으로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는 평창 한우 선물세트와 강원도 영월 사과 선물세트 등 다양한 신선식품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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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집계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36.5% 신장했다고 밝혔다. 상품군별로는 한우(48.1%), 사과·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고 30만원 이상대와 1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각각 60.1%, 10.7% 신장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명절 선물세트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법인 매출이 올해 설 49.4% 늘어났다. 지난해 설에 5만원 이하의 와인·생필품 등 공산품 선물세트를 구매했던 법인들이 선물 단가를 높여 한우·청과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인 고객의 설 선물세트 객단가는 지난해 4만7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일반 고객 설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도 지난해 설 대비 31.5% 늘어났다. 지난해 설 선물세트 기간 매출이 8%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매출 상위 20% 수준의 VIP 고객의 선물세트 매출은 53.1%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