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매출 최대 전년比 131.0% 신장… 농·축·수산물 실적 견인
"김영란법 개정으로 사회적 분위기 변화 영향"
  • ▲ 모델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배포한 스티커를 부착한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 모델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배포한 스티커를 부착한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이번 설에 유통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농·축·수산물 선물액 한도가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설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선물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이번 개정으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사전예약 판매량이 신장하고 농·축·수산물 위주의 선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커머스에서도 설 선물 판매량이 늘면서 내수 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한 사전예약 판매 매출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18일 예약 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15%가량 신장했다. 농산 30.7%, 축산 99.5%, 수산 50.3% 등이 신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5∼18일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보다 2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 역시 사전예약 판매 분위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22일까지 누계 기준 작년 동기 대비 설 선물 예약 판매가 131.0% 증가했으며, 롯데마트도 이 기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D-day 기준) 대비 52.6% 증가했다. 과일 선물세트 41.1%, 축산 선물세트 203.5%, 수산 선물세트가 90.7% 늘어나는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홈플러스도 사전예약 판매 기간 상위매출 선물세트 품목에 'LA꽃갈비 냉동세트(8만원대)'가 포함되는 등 기존 김영란법으로 인해 축소됐던 준프리미엄급 선물세트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 기간 매출도 세자릿 수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이러한 사전예약 판매 호조는 김영란법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함량이 50%가 넘는 상품에 한해 상한선이 10만원으로 변경됨에 따라 10만원 이하 명절 선물세트를 강화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 ▲ 천하제일 귀하게 자란 큰 배. ⓒ롯데마트
    ▲ 천하제일 귀하게 자란 큰 배. ⓒ롯데마트


    이커머스에서도 설 선물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11번가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24일까지 농산 선물세트, 수산 선물세트, 축산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을 앞둔 동기간 대비 각 83%, 14%, 40% 신장했다.

    설 관련 키워드 검색횟수에서도 한우와 과일 선물세트 비중이 높아졌다. 실제로 이 기간 한우선물세트 1282회, 과일선물세트는 243회가 검색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 39%, 57% 증가한 수치다.

    다만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증가하는 등 내수 활성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소비자동향 조사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기준치 100은 넘겼지만,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하는 등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처음 생겼을 때는 사회적으로 선물을 금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개정 이후 선물을 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고객들의 심리적 변화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통업계의 긍정적 요인으로 내수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