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로또 판매 법인 축소 계획… "편의점, 모객효과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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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가 올초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로또 판매 중단, 전자담배 고성장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까지 겹치면서 신규 출점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3사의 올해 1월 순증 점포수는 가180개다. CU 71개, GS25 84개, 세븐일레븐 25개로 직전년도 1월 CU 111개, GS25 141개, 세븐일레븐 42개 대비 38.7%가량 감소한 수치다.
편의점의 이러한 순증 감소는 지난해 대비 16.4% 인상된 최저임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이었다.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월 인건비는 675만원으로 증가하고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 수준으로 급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최저시급 인상이 이어지면 시급 8000원이 유력한 2019년에는 점주 수익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즉 편의점을 오픈해 거둬들이는 수익이 낮아 순증 수치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편의점업계는 점주 수익성 보존을 위해 올해 초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점주 수익성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점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12월 온라인 로또복권 판매를 시행함과 동시에 법인 판매장 계약을 단계적으로 해지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편의점 업계가 다시 한번 술렁이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로또복권 판매가 가능한 곳은 법인 판매장과 로또 개인 판매장이다. 로또 판매 법인은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 씨스페이로 등 3곳으로 실제 판매는 가맹본부와 계약한 편의점주들이 하고 있다.
로또 판매 수수료는 판매금액의 5%(부가세 포함 5.5%)를 점주와 가맹본부가 나눠 갖는 방식으로 수익성 자체는 크지 않지만, 복권의 특성상 모객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는 특정 법인에만 로또 판매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과 오프라인 판매처를 줄여 사행성 분위기 조장을 막겠다는 취지로 단계적 축소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
신규 출점이 감소하면서 편의점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자담배 고성장으로 인한 기존 점포들의 수익성 하락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BGF리테일의 경우 담배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율 상승으로 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유진투자증권 역시 담배 비중 증가에 따른 편의점 부문 매출 총이익률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영업이익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2가지로 추정되는데 11월부터 발생한 로열티 비용과 담배 비중 증가에 따른 편의점 부문 매출 총이익률 하락 등이 이유로 꼽힌다"며 "외형성장을 이끈 품목이 저마진 카테고리인 담배였다는 점이 이익률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BGF리테일뿐만 아니라 다른 편의점에도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담배 마진율은 9.3% 수준으로 음료수나 도시락 마진율이 최대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은 수치다. 담배 위주로 매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정황이 편의점의 위기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최저임금이나 로또 판매 중단 등이 편의점 순증 속도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근접 출점 자체 규제 및 날씨 등의 영향도 점포 증가 및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다양한 스포츠 행사가 기획된 만큼 매출 증가도 기대되고 있어 연말이 돼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