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신 고객 및 시장 점유율 모두 하락세지역적 한계 벗어나 新수익원 발굴 '과제'
  • ▲ 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DGB대구은행
    ▲ 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이 지난해 지방은행 중에서도 가장 건재한 실적을 과시했다.

    하지만 성장 동력 면에서는 지역적 한계에 부딪힌 만큼 앞으로 신 먹거리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구은행의 5년 간 실적을 살펴보면 은행을 지탱하는 여·수신 고객 수가 2012년 말 기준 395만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359만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예금 고객이 5년 사이 371만명에서 39만명이 줄었고, 대출 고객은 24만명에서 3만명만 늘었다. 2012년 당시 대구·경북 인구 71%가 수신 고객이었지만 현재는 64%로 떨어졌다.

    이는 지역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수도권 상경으로 인한 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인구는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대구 1만1936명, 경북 8645명이 빠져나가 사상 최대 감소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30세대의 유출이 가장 많았다.

    대구은행의 주요 영업지역인 대구·경북 시장 점유율도 여·수신 비율이 5년 사이 64.1%에서 62.8%로 떨어졌다.

    다행인 부분은 고객 기반이 미약해도 고른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8% 증가해 지방은행 맹주자리를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당기순이익(2801억원)과 비교해보면 고작 140억원의 순익 성장을 이룬 셈이다. 결국 대구은행이 잘했다기 보다 부산은행이 스스로 무너지며 순위를 역전시킨 것이다.

    대구은행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은 지역적 한계가 가장 크다.

    과거 비슷한 상황이였던 부산은행은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영토를 더 넓힌 반면 대구은행의 사업 영역은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최근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사활을 걸었지만 CEO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것도 대구은행에겐 치명상이다.

    DGB는 이번 인수로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에 이어 증권사까지 거느리며 종합 금융지주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웠다. 즉, 지역적 한계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해 박인규 은행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부터 직원 성추행 사건, 채용비리까지 연이어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결국 인수 승인을 내려줘야 하는 금융당국까지 CEO리스크를 문제 삼으며 심사를 뒤로 미룬 상태다.

    결국 DGB금융도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목적을 '자회사 인수'에서 'BIS자기자본비율 제고'로 정정 공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지난해 실적 성장에 만족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하루 빨리 사업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