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카드사는 물론 시중은행 노동조합들까지 뿔났다.
카드사 노조들이 금융업종 양대 산별노조와 손잡고 범 금융권 투쟁에 나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6개 전업계 카드사(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 노조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노협)는 각 노조가 소속된 금융업종 산별노조 2곳 등 범 금융권과 함께 금융당국의 일방적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영세·우대 가맹점 적용 범위를 확대한 이후 오는 7월 밴 수수료의 정률제 전환에 이어 올 연말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손질까지 3번이나 손대면서 이를 관치금융으로 규정하고 범 금융권 공동 이슈로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이를 위해 각 카드사 노조가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에 이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공론화할 예정이다.
카노협 의장인 장경호 우리카드지부장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내달 5~6일에 개최되는 전국금융노조 워크숍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반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사무금융노조 산하 여수신업종본부에서도 같은 안건을 논의한다. 사무금융 소속 카드사 노조는 KB국민·비씨카드 등이고, 금융노조 소속은 우리카드 등이다.
각 산별 노조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되면 늦어도 오는 16일 이전까지는 금융공동투쟁본부(금투본)를 통해 금융당국의 방침을 반대하는 투쟁 태세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금투본은 앞서 성과연봉제 등 금융권 공동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인데,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본부를 재가동하는 것이다.
이번 금투본 재가동은 그동안 전업 카드사의 고민거리로만 여겨졌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에 대해 범 금융권이 함께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업 카드사들 뿐 아니라 신용카드를 같이 취급하는 겸영은행들까지도 투쟁 전선에 가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현재 신용카드를 취급하는 겸영은행은 10곳인데 이들 금융사들이 모두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에 포함돼 있다. 여기에 수협은행을 거느리고 있는 수협중앙회까지 금융노조 소속이다.
장경호 우리카드 노조 위원장은 "금투본을 통해 본격적으로 카드 수수료 문제를 공동 이슈로 삼아 정부 정책으로 인한 어떤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관련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며 "(검토 과정에서) 현실과의 괴리 등으로 법률적 오류가 있으면 헌법소헌 논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