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공개 등 이견, 3월 결과 도출은 어려울 듯
명예퇴직금 중 850억 분담 요구설까지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지연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GM본사는 한국GM의 부실 원인을 짚어낼 실사는 합의했으나 정작 실사 범위에 있어서는 입장 차이가 뚜렷해 이달 내 실사 착수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GM본사는 3월 신차배정을 예고하며 한국GM에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 실사결과 3월에 못나온다

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GM과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실사에 돌입하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과 GM 배리 앵글 사장이 실사에 원칙적으로 합의, 삼일회계법인을 담당기관으로 선정하면서 이르면 지난달 중으로 실사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또 실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기간에서 1~2개월로 축소해 빠르면 3월 말 중으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양측이 실사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사실상 이달내 실사 결과를 받아들이기는 어렵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본사 원가율, 차입에 대한 고금리 등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이 실사를 통해 최소한 해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혹이 많은 실사를 하면서 실사 기한을 1~2달로 정해두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부 역시 불투명한 GM본사 업무 지원비 등이 이번 실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GM은 본사원가율 공개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GM 원가율이 공개될 경우, 한국GM 외에 글로벌 자회사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국GM은 빠른 속도로 결과가 나오길 바라고, 우리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꼼꼼하게 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바로 실사에 들어가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자리-명퇴 부담금으로 압박  

일각에서는 GM이 산업은행에 한국GM 퇴직비용 일부를 분담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율(17%)만큼 희망퇴직 비용을 분담하라는 요구다. 이 금액은 85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 측은 "GM으로부터 이러한 요구를 들은 바가 없다"며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GM이 실사 협상 및 신차 배정을 앞두고 산업은행과 우리 정부에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GM은 군산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압박을 쏘아올렸다. 한국에서 GM이 철수할 경우 1만6천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뺏기게 된다. 여기에 협력사까지 더하면 3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 

GM은 군산공장 인력을 창원이나 부평공장으로 재배치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공상을 폐쇄했으나 인력을 재배치할 경우, 공장 폐쇄 효과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 ▲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지연되고 있다. ⓒ 뉴데일리
    ▲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지연되고 있다. ⓒ 뉴데일리


  • 배리 앵글 부사장은 앞서 국회를 찾아 "우리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싶지 않고 일자리 수호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만일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아 떠난다는 '명분쌓기'용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은 내달까지 극심한 자금난이 예고되고 있다. 만일 GM본사가 계획대로 3조원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하지 않을 경우 차입금을 갚고 또 희망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데 최소 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일단 정부와 산은 안팎에서는 배리 앵글 사장의 방한에 발맞춰 논의가 진전될 지 주목하고 있다. GM 역시 이달 중순 신차 배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실사에 대한 협의를 계속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GM 측의 의사 결정권자인 앵글 사장의 방한으로 새국면을 맞을 수 있다"면서 "양측이 협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