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산은 자료제출 요구 번번히 '묵살' 지상욱 의원 "산은의 직무유기다" 질타

  • ▲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20일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여야 원내지도부와 면담에 앞서 우원식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20일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여야 원내지도부와 면담에 앞서 우원식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KDB산업은행이 한국GM 사태를 감지했으나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산은은 "한국GM의 재무를 살피기 위해 수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되레 2대주주로서 제역할을 못한 것이 아니냐는 타박만 돌아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20일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도 제대로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지 의원은 "산업은행은 GM이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두 차례나 협약을 맺었다"면서 "철수 비토권(거부권)이 소멸되면 정리하고 떠나기 쉬워진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주주감사 청구권을 발동한 것을 두고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 한국GM, 산은 요구 번번이 '묵살' 

산업은행이 한국GM이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는 동안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다. 

산은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은 주주감사 청구권을 행사해 한국 GM에 경영 자료를 요청했다. 한국GM이 자본잠식에 이르게된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GM은 산업은행 직원들의 상주를 거부, 자료제출을 하지 않아 감사가 중단됐다. 

GM은 산업은행이 요청한 116개 자료 중에 6개 답변을 보냈는데 원론적인 내용 뿐이었다. 

한국GM은 경영난 속에 산은에 공장을 담보로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은은 자칫 공장처분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반대했다. 주총특별결의사항을 통한 거부권 행사가 가능했다. 대신 동산(動産·부동산 이외의 물건)은 담보를 할수 있게 했다.  

  • ▲ 산은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은 주주감사 청구권을 행사해 한국 GM에 경영 자료를 요청했다. ⓒ 뉴데일리
    ▲ 산은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은 주주감사 청구권을 행사해 한국 GM에 경영 자료를 요청했다. ⓒ 뉴데일리


  • 한국GM 실적악화의 요인으로 꼽히는 △고금리 본사대출 △본사분담금 등에 관해서도 수차례 인하를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으나 단 한차례 답변도 없었다. 이밖에 경영개선대책, 장기발전계획수립, 재무구조 개선조치 등을 요구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16년 한국GM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서 관리 방안을 마련해봤지만 소액주주로 번번이 이사회에 가로막혔다"고 말했다. 


    ◇ 한국 일자리 걱정하는 GM본사 부사장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직무유기'로 십자포화를 맞는 동안 방한한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시종일관 여유있는 태도로 여야 의원들과 면담했다. 

    배리 앵글 사장은 이날 2대 주주이자 정부기관인 산업은행 대신 국회를 찾아 되레 '일자리'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기조가 일자리에 방점이 찍힌 만큼 30만 일자리가 달린 GM 철수의 중요성을 과시하려는 태도로 풀이된다. 

    앵글 사장은 "(한국의) 수백만 일자리의 수호자가 되고 싶다"면서 "한국에 남아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차종 2종 생산을 창원·부평 공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투자가 한국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경영 상황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대형 투자와 신제품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GM본사가 한국GM으로부터 고금리 대출로 이윤을 챙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으로 진행될 실사에 관해서도 "투명성 강화를 위해 3자가 실사하는 방안에 동의했다"고만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국GM에 실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실사 시행까지는 최소 석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