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 입찰 검토, 롯데는 재입찰 의지인천공항공사, 빠르면 이달 말 재입찰 진행외국계도 눈독… 업계 간 치열한 눈치싸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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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빠르면 이달 말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입찰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면세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부분 철수를 확정하면서 그 자리에 누가 들어올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입찰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롯데가 재입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T1 면세점 입찰을 두고 업계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7월 6일까지 담배와 주류 매장을 제외한 T1 내 면세점을 부분 철수한다. T1 전체 면세 매장의 약 48% 해당하는 규모이다.
롯데 측은 높은 공항 임대 수수료를 더는 감당할 수 없어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이 T1에서 철수할 경우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잃게 되지만 수익률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과반이 임대료로 빠져나갔다.
롯데면세점 측은 "인천공항 T1 면세점 재입찰은 공항공사의 공고를 보고 결정할 일이지만 조건이 나쁘지 않다면 다시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공사가 어떠한 조건을 내 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측은 롯데면세점이 운영해 온 3개 면세 사업권을 재입찰 할 계획이다. 신라와 신세계의 입찰은 거의 확실시 됐지만 롯데도 의지를 보이고 있어 치열한 눈치 싸움이 전망된다.
현재 T1 면세 구역 중 대기업이 차지한 사업권은 총 8곳이다. 이 중 롯데가 4개, 신라가 3개, 신세계가 1개 사업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롯데가 부분철수하는 3개 사업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형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롯데면세점 42.4%, 신라면세점 29.5%, 신세계 12.2%로 집계됐다. 신라가 롯데의 빈자리를 꿰찰 경우 업계 1위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입찰 공고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최저수용금액을 어느 수준으로 제시할지가 관건"이라며 "최근 오픈한 T2 면세 사업권 입찰과 비슷한 기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T2 면세 사업권 입찰 당시 기존 5년치 비용을 모두 적어냈던 T1 산정방식과 달리 첫 해 비용만을 적어내도록 했다. 1년간 운영한 뒤 출국 객수에 연동해 임대료를 조정하기로 계약한 것. 이번 T1 재입찰 공고에서도 T2와 마찬가지로 첫 해 비용만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대한항공이 T2로 이전하면서 T1 이용객수가 감소해 임대료 수준이 기존 대비 크게 낮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면세 사업자로서는 저렴한 가격에 T1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에 롯데가 빠진 T1 재입찰에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외에도 국내 중소 면세업계, DFS, 킹파워 등 외국계 면세 사업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는 중소·외국계 면세사업자들의 규모나 역량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다만 인천공사는 롯데가 철수하게 되는 3개 사업권을 쪼개서 입찰에 부치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롯데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 입찰이 이달 말과 4월 초 사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롯데 반납 사업권 계약 해지 효력 시점(7월 6일)에 맞춰 후속 사업자가 영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조속히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