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인적분할 뒤 모듈 및 AS 부품 사업부문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정몽구·정의선, 기아차·현대제철·글로비스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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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및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를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킨다. 남아있는 현대모비스 사업부문(존속법인)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지배 방법은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해 현대모비스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것이다. 재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순환 출자 고리가 끊어지고,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우려도 해소된다. 즉,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지배하는 단순 구조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편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주요 골자는 ▲현대모비스 –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그룹사와 대주주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완전 해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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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편은 현대모비스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시장에서 예상했던 지주사 전환이 아닌 지배회사로 전환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다.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글로비스도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의 분할 비율은 순자산 가치 비율로 계산했다. 비상장회사로 간주되는 현대모비스 분할 사업 부문과 상장회사인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전문 회계법인이 자본시장법에 준거, 각각 본질가치 및 기준주가를 반영해 산정했다.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리딩 기업으로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즉,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최고 상위에 있는 지배회사가 되는 것이다. 지주사가 아닌 지배회사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M&A와 투자 등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투자 지분 형태로 보유 중인 해외법인 등을 활용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및 인수, 글로벌 완성차 대상 사업 확대 및 조인트벤처(JV) 투자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분산돼 운영되던 물류, 운송 네트워크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

    양사는 오는 5월 29일 각각 개최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 동안 현대차그룹에서는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의 사업구조 개편이 꾸준하게 이뤄져 왔다. 과거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등이 대표적이다.


    ◇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지분거래 통해 지배회사 대주주로


    존속된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을 지배회사로 만들기 위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매입과 매각을 진행한다.


    기아차(16.9%),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 3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23.2%이다. 이 지분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매입함으로써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재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각각 23.29%, 6.71%를 매각해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기존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갖고 있으며, 정 부회장은 보유 지분이 없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아서 계열사 3곳이 보유한 지분 23.3%를 확보하면 29.92%가 된다. 물론 정 회장이 최대주주고, 정 부회장이 2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


    개편 시점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각 사 주주총회를 거쳐 현대모비스 주식이 변경상장되고 합병 현대글로비스 신주가 추가 거래되는 7월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각 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는 그 동안 순환출자를 통한 기업집단의 계열사 지원, 동반 부실화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해소를 요구해 왔다.


    지분거래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대주주, 현대모비스, 완성차, 개별 사업 군 등으로 한층 단순화 된다. 대주주가 현대모비스를 책임경영하고, 이어 현대모비스가 미래 기술 리딩 기업으로서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래 자동차 서비스 및 물류 및 AS부품 부문, 파워트레인 부문, 소재 부문, 금융 부문 등의 개별 사업군을 관리하는 체계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출자구조 재편은 기업 경쟁력과 주주권익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특히 대주주가 지분거래 과정에서 적법한 재편비용을 부담하며 사회적 책임에 적극 부응하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0년, 20년, 그 이상 지속 가능한 사업 경쟁력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고민해 왔다”면서 “경영 투명성 제고와 함께 주주 중심의 경영 문화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