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년比 40.1% 증가한 2조6846억원, 영업손실액 13% 증가한 6388억원 기록실적 개선 대신 과감한 투자 지속하면서 '성장'에만 올인"적자 감내 수준인지 의문"… 쿠팡 "올해도 투자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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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를 가중시켰다.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사업의 영속성마저 우려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0.1% 증가한 2조6846억원, 영업손실액은 같은 기간 13% 증가한 6388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쿠팡이 매출 2조9000억~3조원, 영업손실액은 5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에 비해 매출은 저조했고 영업손실액은 1400억원 가량 높았다.
'계획된 적자'와 '지속 성장' 키워드를 앞세운 쿠팡이지만 지난해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규모를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의 적자 규모가 오히려 늘어나서 사업을 계속 영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업을 영위해야할 정당성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쿠팡은 적자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도 밝히지 않아 의문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쿠팡의 직매입 시스템에 의한 것일 뿐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쿠팡은 이를 성장이라고 얘기하지만 과연 건강한 성장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2조68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났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쿠팡의 매출은 제품 판매 수수료(중개) 방식이 아닌 90% 이상 직매입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매입은 판매 제품을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구조인데 물류와 관리 인프라 구축에 큰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수료에 비해 수익성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 쿠팡은 지난해 기준 직매입 비중이 90%에 달한다. 매출이 타사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타사에 비해 가파른 매출 신장이 가능한 것도 직매입 방식 때문이다.
쿠팡 관계자는 "직매입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2884억원 규모, 재고회전율은 연 12회에 이른다"며 "즉, 직매입 제품을 재고로 쌓아놓는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직매입하고 파는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높은 매출 성장은 쿠팡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불어난 매출액과 함께 영업손실액도 638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적자 폭이 는 것은 성장을 위한 투자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대표 특화 서비스인 '로켓배송'에 지난해 수천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했고 4000억원 규모의 상품 확보, 700만종 이상의 국내 최대 셀렉션을 갖추고 있다. 쿠팡 고객들은 수백만가지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매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99.7%의 고객이 하루 이내에 받아 볼 수 있다.
쿠팡 측은 "로켓배송의 익일배송은 99.7%에 달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쿠팡 영업손실액이 늘어난 것은 대부분 투자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켓상품 익일배송 시스템은 현재 99.7% 수준이다. 거의 100%에 가깝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상품 종류를 익일로 배송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투자가 필요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올해도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 셀렉션 규모를 확대하는데 투자를 지속해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적자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을 증명한만큼 올해도 쿠팡은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기말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약 3030억원이었다. 이후 쿠팡은 2018년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가운데 약 5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 법인 자본 확충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기말 기준 보유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약 813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사상 최대 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금은 충분하기 때문에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이 수년째 외치고 있는 '성장'의 기준과 시기는 모호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인 위메프와 티몬은 적자 규모를 줄여가고 실적을 개선하면서 빠르면 올해 월 단위, 분기 단위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며 "반면 쿠팡은 눈덩이처럼 적자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대한 얘기는 없고 아직까지도 성장만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토록 성장을 외치면서도 정작 성장의 기준이나 목표,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한 번도 밝힌적이 없다"며 "투자를 위한 현금 보유량은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는 투자는 아닌지에 대한 구체적은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쿠팡이 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 여러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며 "올해 이커머스 업계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쿠팡의 지난해 실적은 우려를 넘어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인 의문으로 다가온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