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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말만 많은 사람은 신뢰도가 낮아진다. 반면 계획을 차근히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은 대중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실적 발표 시즌이 임박하면서 그동안 적자를 기록했던 이커머스 기업들의 영업손실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커머스 기업들은 "계획된 적자"라는 주장으로 시장규모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왔었다. 하지만 당초 밝힌 대로 2018~2020년까지 흑자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실적이 직전년도보다 반드시 '개선되고 계획된 수준의 적자'여야 한다. 같은 수준의 적자를 매년 기록하면서 계획됐다는 이야기가 더는 시장에서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위메프가 지난 3일 실적발표를 하면서 적자 탈출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쐈다. 위메프 감사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731억원, 영업손실 417억원, 당기순손실액은 476억원이다.
적자 상태이기는 하지만 2년 연속 손익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위메프가 계획된 적자라고 밝혔던 지난 2015년(1424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70% 이상 호전됐다. 영업손실률도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8.8%까지 내려왔다.
위메프 측은 이러한 성장곡선이라면 연내 월 단위 기준 흑자 전환 등 턴어라운드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내주 중으로 티몬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티몬이 지난해 매출액 약 3500억원, 영업손실 11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직전년도 매출액 2860억원, 영업손실 1585억원과 비교해 모두 개선된 수치다.
티몬이 신성장동력 양대 축으로 삼은 '슈퍼마트'와 '투어'가 시장에 자리잡으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익 티몬 신임대표가 2019년 흑자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지난해 9월 밝혔던 것처럼 차근히 손익 개선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이달 중순 실적 발표 예정인 쿠팡은 "계획된 적자"만 외친 채 여전히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의 경우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조원 이상 증가한 2조원 후반대를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액은 여전히 50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매출은 이커머스 3사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손실 측면에서는 개선이 더딘 모습이다.
얼핏 보면 양사와 엄청난 차이가 나는 쿠팡의 매출 규모도 함정이 숨어있다.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직매입 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직매입과 판매 수수료 매출이 거의 비슷하다.
일례로 직매입은 A라는 회사가 1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해 이를 소비자에게 9000원에 팔게 되면 매출은 9000원으로 측정된다. 영업손실은 별도로 1000원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반면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이러한 직매입과 함께 판매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비용이 크다. 티몬이라는 사이트에 중개업자가 1만원짜리 물품을 팔면 티몬은 해당 수수료로 10%인 1000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실제로 위메프의 2017년 매출을 보면 수수료(중개)방식 2180억원, 상품(직매입)2551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다. 반면 쿠팡의 경우 2015년 기준 직매입 비중이 80%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방식으로 매출을 측정하기 때문에 쿠팡의 매출이 양사보다 높은 것이다. 사실상 매출 규모는 크게 유의미한 수치가 아닌 셈이다.
여기에 직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등을 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고정비용' 역시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존 소셜 3사 중 "계획된 적자"에서 유일하게 흑자전환 시기를 구체화하지 않은 기업도 쿠팡뿐이다.
사업 초기 시장을 키우기 위해 외쳤던 "계획된 적자"는 시장에서 이해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없던 시장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는 어느 정도 필수불가분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91조9800억원대로 2016년 전자상거래 규모 64조9134억원보다 20조원 이상 커졌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올해는 100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언제까지 계획된 적자라는 변명은 시장에서 더는 통하지 않는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위메프, 티몬과 달리 구체적인 수치 없이 늘 계획된 적자라고만 외치는 쿠팡에 대한 시장과 대중들의 신뢰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기업의 이미지란 결국은 사업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