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출신 외부인사 뽑아 놓고 자격 논란원인은 ‘깜깜이 인사’…선임 과정 투명성 요구
  • ▲ 금융결제원 홈페이지 화면.ⓒ금융결제원
    ▲ 금융결제원 홈페이지 화면.ⓒ금융결제원


    금융결제원이 ‘깜깜이’ 인사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상무이사로 신평호 전 코스콤 전무를 선임했다.

    신평호 신임 상무이사는 국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주립대학원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 이후 한국거래소에 입사했다.

    한국거래소에선 1998년 채권시장부 팀장, 국제담당 상무를 거친 뒤 2015년 코스콤 전무로 활동했다.

    이력만 봤을 때는 증권 관련 전문가로 통한다. 이 때문에 금융결제원 노조 측은 비전문가를 낙하산으로 앉혔다고 반발 중이다.

    노조 측은 이번 선임에 앞서 인사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며 지난 9일부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신평호 상무이사 선임 뒤에는 본사에서 출근저지 투쟁을 함께 진행해 신 상무는 아직 외부 일정만 소화하는 정도다.

    금융결제원 최재영 노조위원장은 “최소한 검증 절차를 통한 절차적 공정성 없이 상무이사를 선임했다”며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지난 1월부터 안정된 업무 수행을 위해 전문성과 능력이 검증된 임원 인사를 요구해 왔다.

    그동안 금융결제원은 상무이사 3명 중 2명은 내부 출신, 1명은 외부 출신으로 이뤄졌는데 외부 출신은 주로 한국은행 측 인사가 내려왔었다.

    하지만 외부 인사가 선임될 때마다 관련 임원추천위원회는 구성되지 않고 한국은행 총재, 은행장으로 구성된 사원총회에서 후임 인사를 결정해 버렸다.

    이번 신평호 상무이사 선임 역시 사원총회로 은행장들이 소집돼야 하지만 각자 일정 상 바쁘다는 이유로 서면으로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임원 후보를 누가 추천했는지, 경쟁후보는 누구였는지 아무도 알지도 못한 채 임명장에 도장을 찍어 버린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원장의 경우에만 임원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전무, 감사, 상무이사 등 주요 임원에 대해서는 이 같은 깜깜이 인사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금융기관의 경우 노동조합 추천 인사가 포함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가동된다. 실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임추위원으로 은행연합회 노조위원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는 조직구성원의 의견을 경영진 측에 전달하고 원만한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다.

    금융결제원은 현금자동입출금, 타행환 송금, 계좌이체, 현금카드결제, 스마트폰 지급결제 등 국내 금융산업의 전자금융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는 공인인증서 폐지로 인해 인증수단을 대체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등 막중한 임무도 있다.

    따라서 이전까지 관행에서 벗어나 임원 선임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