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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축포’를 터트린 증권업계가 올 1분기에도 기분 좋은 출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기업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현재 1분기 실적 추정치가 발표된 증권사 중 대부분의 주요 증권사들이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도전을 선포하고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134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1102억원 대비 22% 성장한 것으로, 통합 1년을 넘긴 미래에셋대우 체제가 사실상 안정기에 들어섰음을 방증한다.
지난 6일 ‘배당 사고’로 홍역을 치른 삼성증권은 이번 1분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기는 ‘경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산 삼성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558억원보다 93.6%나 급증했다.
삼성증권의 1분기 호실적은 IB 부문에서의 성과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IPO 실적을 보였던 삼성증권은 관련 인력을 대폭 충원하며 전사적 역량을 결집시켰다.
그 결과 올초 삼성증권은 일본 면세점 업체 JTC의 대표주관을 맡았으며 압타바이오, 미국 바이오업체 아벨리노랩 등의 상장주관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대규모 ‘배당 사고’ 여파로 인해 회사 이미지 실추와 국민적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2분기부터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가 됐다.
IB 전문가인 정영채 신임 사장을 선임하고 새출발에 나선 NH투자증권도 올 1분기 9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886억원에 비해 5.5% 증가했다.
증권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실적이 발표된 KB증권의 경우 7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KB금융 측은 이번 실적에 대해 “은행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서 경상이익 체력이 개선됐다”고 풀이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한국금융지주는 올 1분기 14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1442억원에 비해 0.5% 감소해 ‘답보’ 상태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발행어음 사업이 초기에 비해 꾸준한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모집한 자금은 모험자본에 일정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금 모집보다 중요한 게 수익률 창출인데 이러한 부분이 다소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중견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이 올해 8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607억원 대비 33.9%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증권은 아직 순이익 예상치가 산출되지 않았으나 영업이익은 41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269억원, 당기순이익은 244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기준 52.5% 성장한 수치다.
대신증권 역시 올 1분기 IB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1월 신임 IB부문장을 선임하고 대대적인 의사결정 구조 개편 등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신규 상장사 14곳 중 4곳의 상장주관사를 맡아 쟁쟁한 대형사들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