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당국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 탈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카드를 꺼냈다.
2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밀수와 관세 포탈 의혹과 관련된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재벌 총수일가에 대한 관세청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과 함께 지금까지 신용카드 내역 분석, 제보 내용 확인 등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진행하던 관세청의 내사도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관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조 전무 등 총수 일가를 직접 소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SNS, 언론 제보 등을 통해 쏟아진 일가의 조직적인 관세 탈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NS나 언론 보도를 통해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산 물품을 무관세로 반입했다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 일가가 사내에 자신들의 수하물 밀반입 전담팀까지 두고 범법 행위를 자행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이 같은 증언이 사실이라면 모두 밀수에 해당할 수 있는 범죄 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관세액의 10배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제보자와 전방위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공범 혐의' 등 우려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 탈세 혐의 입증을 위해 최근 이들의 해외 신용카드 내역 등의 분석에 주력해왔다.
이날 관세청의 전격 압수수색으로 신용카드 내역 분석 과정에서 구체적인 탈세 혐의가 어느 정도 밝혀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된 논란이 경찰 수사에 이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 탈루 등 비리 행위 조사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들의 탈세 행위가 일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번 조사가 다른 항공사나 공항공사 등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