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제공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제공


    재벌개혁 명분으로 대기업 압박기조를 유지해 온 공정위의 정책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달 10일 김상조 위원장과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공정위는 회동 배경에 대해 ‘재계와 소통의 자리’라는 입장이다.

    30일 공정위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재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 될 것”이라며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5대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기업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새정부의 개혁 작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다”며 자발적 개혁을 강력히 촉구하며 압박을 가해왔다.

    하지만 올들어 공정위는 "재계가 자발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뭇 달라진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집단의 자발적 소유지배구조 개선사례가 속속 발표되자, 소유지배구조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거래관행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24일 57개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변동내역을 점검 결과 1년새 85%가 해소된 것으로 나타나자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에 기대 이상으로 기업들의 참여율이 높아 놀랐다. 사실상 순환출자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호평 했다.

    최근 김상조 위원장의 엘리엇 관련 발언도 같은 선상에서 주목받았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와 모비스 합병 후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주장에 대해 “금산분리법을 고려하지 않은 제안으로 현행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현대차에 힘을 실었다.

    공정위의 스탠스 조절에 재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관계자는 "그간의 압박기조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공정위 눈 밖에 나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강했다"면서도 "최근 공정위의 유화적인 모습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늘 기대 반 우려 반 이라는 대기업과 병주고 약주는 격의 공정위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