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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는 10명 중 7명꼴로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며, 보행 중 사용률이 4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서울지역 초등학생 가족 1천804명(학생 978명, 부모 82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0일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초등학생 중 695명(약 72%)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난해(55%)보다 17%포인트(p) 상승했다. 저학년(1∼3학년) 54.5%, 고학년(4∼6학년) 86.3%다.
스마트폰 보유 학생은 41%가 "걸어 다니면서도 스마트폰을 쓴다"고 답했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응답률은 지난해(26%)보다 15%p 높아졌다.
보행 중 사용 여부는 '아차사고율(사고가 날 뻔했다는 응답률)'을 좌우했다. 보행 중 미사용은 이 비율이 19.3%인 반면, 보행 중 사용은 36.9%로 2배에 가까웠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쓰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답한 학생은 267명이었다. 자동차 충돌 108명(40.5%), 혼자 넘어짐 77명(28.8%), 오토바이 충돌 31명(11.6%), 자전거 충돌 20명(7.5%) 등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에 축적된 최근 6년 간 사고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의 보행 중 스마트폰 사고 접수는 2012년 14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증가했다.
평소 스마트폰 사용 빈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보면 빈도가 높은 'Ⅳ그룹'의 아차사고율은 44.4%로 빈도가 낮은 'Ⅰ그룹'(19.3%)의 2.3배에 달했다.
취학 전 자녀에게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여줬다는 학부모는 720명(87.2%), 보여주지 않았다는 학부모는 106명(12.8%)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동영상을 보여준 학부모는 34%가 '자녀가 안경을 썼거나, 다른 아이보다 시력이 나쁜 것 같다'고 답했다. 보여주지 않은 학부모는 이런 응답률이 15%에 그쳤다.
안경을 쓴 초등학생은 664명(71.3%)이었다. 이들 중 50.4%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했고, 34.3%는 동영상을 봤다. 안경을 쓰지 않은 초등학생 268명(28.7%)은 게임과 동영상 비율이 각각 33.3%와 19.7%로 낮았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동놀이수단(중복 응답)'은 자전거(70.3%), 킥보드(43.7%), 인라인스케이트(37.0%), 바퀴달린신발(11.5%) 순이다.
이들 놀이수단을 탈 때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비율은 자전거(67.7%)와 인라인스케이트(66.6%)가 비교적 높은 반면, 킥보드는 44.3%에 불과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성재 대리는 킥보드 안전장비 착용은 아차사고율이 11.1%인 반면, 미착용은 이 비율이 33.6%에 달한다면서 "자전거 안전교육 같은 프로그램이 킥보드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를 다닐 때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졌던 순간은 주차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89.1%), 단지 주변 골목길의 차량과 오토바이(88.2%),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빨리 달리는 차량(57.0%)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는 자녀를 태우고 운전할 때 스스로 '안전운전 점수'를 77.7점으로 매겼지만, 자녀는 부모의 점수로 68.5점을 매겼다.
특히 '부모가 정상운전(부주의·난폭·과속운전을 하지 않음)을 한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전체의 19.6%인 192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