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재시 韓 동참 불가피… 안정적 석유 도입 차질 우려유가 박스권 탈출시 정유, 석유화학업계 실적 '빨간불'

  •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선 후 차익실현 매물 출현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핵' 갈등과 베내수엘라의 정정불안,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감산정책 유지 등 유가 상승요인이 이어지면서 연내 8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시나브로 고개를 쳐들면서 정유, 화학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합의 탈퇴는 물론, 최고 수준의 경제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게다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오는 20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0일 정유,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8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수요감소에 따른 경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석유 정제과정에서 병산되는 나프타(Naphtha)를 원료로 사용하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NCC(Naphtha Craking Center)업체의 경우 원가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발생,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와 함께 경제 제재를 3년 만에 재개키로 결정하면서 석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면서 "미국의 움직임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이란산 물량 도입을 포기 해야하는 만큼, 도입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석유 생산규모 3위다. 과거 제재 기간 동안 공급이 크게 줄었지만, 2016년 제재 조치가 해제된 이후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SK가 상당 물량을 도입중이다.

    2018년 3월 기준 이란의 일일 생산량은 약 380만 배럴로 전세계 생산량의 4%에 육박한다. 올 1~3월 수출량 역시 일 평균 200만 배럴을 넘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시작될 경우 일일 수출 물량이 30만~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영국 정부 모두 이란 핵협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며, 아시아 국가들 역시 이런 입장이 우세하다. 또 러시아, 중국, 터키, 인도는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는 동시에 이란산 석유 구매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더라도 안정적인 석유 도입에 대한 부담이 없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등 일부 미국의 우방국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안정적인 석유도입이 가능한 시장 하나를 잃게되는 만큼, 부족한 물량 확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달러 가치
    하락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유국 대부분이 석유를 팔아 확보한 달러로 생활필수품 및 공산품을 수입하는 만큼, 미 달러화 가치 하락은 석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최근 유가 상승과 미 달러화 가치 하락은 
    국내 화학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 화학기업인 LG화학의 경우 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실적이 떨어졌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508억원에 그치면서 전년동기 대비 18.3% 줄어들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원달러 환율이 80 정도 변동이 있었다"면서 "환손실만 8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원료가격 상승은 주요 생산제품인 에틸렌, 프로필레,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
    역시 영업이익 감소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1232억원, 6620억원, 5432억원.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8%, 15.3%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원가 경쟁력이 적색경보 수준인 '70달러' 넘어섰다"면서 "미국과 이란을 사이에 둔 지정학적 불안요인들이 가세하면서 추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