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 화제 모았던 영화 ‘초고속’ 펀딩 달성개봉후 성적은 저조…투자-취미 목표 명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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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 직장인 A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B씨의 온라인 팬클럽에서 B가 출연 예정인 영화의 크라우드 펀딩 모집 글을 확인하고 펀딩에 참여했다. 펀딩은 팬클럽 회원들의 성원 속에 하루만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막상 개봉한 영화는 흥행 성적이 높지 않아 A씨는 오히려 손실을 보고 말았다. A씨는 “좋아하는 배우의 신작이 흥행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영화 제작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이 ‘십시일반’으로 기업이나 콘텐츠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크라우드펀딩’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화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적인 매체로서 투자자 몰이를 하고 있다.
2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 5월 현재까지 업종별 크라우드펀딩 펀딩 시도건 649건 중 예술‧여가관련 펀딩은 총 32건 시도돼 이 중 절반 이상인 18건이 성공, 약 20억원 이상의 투자액을 모금했다.
특히 영화 펀딩은 개봉 전부터 관람객들의 인지도가 높은 상업영화부터 투자금을 얻기 어려운 독립영화까지 다양하게 펀딩이 시도돼 왔다.
영화 펀딩의 경우 개봉 후 최종 관객수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고 반대로 밑돌면 손실이 나는 구조다.
그러나 상당수의 펀딩이 목표액 달성 여부와 흥행 실적이 상반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지난 3월 와디즈가 펀딩을 진행한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경우 개시 5분만에 목표액 1억원을 달성, 역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에서도 손꼽히는 기록을 세워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화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다 동일한 원작의 드라마까지 방영돼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점이 펀딩의 성공 요소로 분석된다.
하지만 막상 개봉 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종 관객수가 22만명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인 40만명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
펀딩 성적과 흥행 성적이 ‘따로 노는’ 현상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 2016년 IBK투자증권이 진행한 독립영화 ‘걷기왕’의 펀딩은 개시 2시간만에 목표액을 달성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종 관객수는 9만명대에 머물러 흥행에 참패, 손익분기점인 45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결국 해당 펀딩 참여자들은 –80% 수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펀딩은 저조했지만 영화는 예상 외의 흥행을 거둬 뜻밖의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앞서 와디즈가 2016년 진행한 영화 ‘덕혜옹주’의 펀딩은 모집목표 5억원 중 22%만 모집한 채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작 개봉 후에는 500만명을 훌쩍 넘는 관객이 몰리며 손익분기점 350만명을 초과 달성했다. 당시 와디즈가 제시한 수익률은 누적 관객수 500만명을 넘길 경우 28.88% 수준이었다.
펀딩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예상 외의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다. 영화 펀딩 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로 꼽히는 IBK투자증권 주관 ‘인천상륙작전’ 펀딩은 지난해 2016년 총 318명으로부터 6억350만원을 모집했다.
이후 인천상륙작전은 700만명 관객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성적을 기록, 투자자들은 25.6%(세전)의 수익금을 챙겼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 광고가 어렵다 보니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펀딩 성공 여부와 대중적인 인지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투자 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참여의 의미인지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인지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