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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式 경영 셈법… 인수합병에서 ‘공유경제’로

최 회장 “SK 유·무형 자산 통해 공유경제 활성화해야”SK, 그랩과 경영철학 ‘교집합’… 낮은 지분율 불구 이사회 참여

입력 2018-06-12 10:17 | 수정 2018-06-12 11:34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26일 중국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상하이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셈법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그간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SK그룹을 재계 3위로 성장시킨 최태원 회장은 최근 공유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포럼에서 “SK의 유·무형 자산이 SK 만의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보유자산을 소비자와 사회공동체 등과 나눠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12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기업은 경제적가치 외에 사회적가치도 창출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공유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과 SK이노베이션의 공유인프라 전략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인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시장의 선두주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의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평균 운행건수가 350만건에 달하는 그랩은 공유경제의 핵심기업으로 꼽힌다.

SK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약 800억원을 투자해 그랩의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그랩이 추진하는 20억 달러(약 2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디디추싱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

SK의 그랩 투자는 최태원 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대표의 만남에서부터 시작됐다. 평소 공유경제에 큰 관심이 있던 최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탄 대표와 O2O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미래 비전을 공유했고, 이들의 논의는 SK의 그랩 지분투자로 이어졌다.

그랩의 창립목표는 동남아시아의 낙후된 교통과 금융환경 등을 개선하는 것으로 SK의 경영철학과 부합한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뜻에 따라  ‘공유인프라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SK는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배터리와 고정밀 차량지도 등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에서도 그랩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SK는 소프트뱅크 등과 비교해 보유지분이 적지만, 사업협력 가능성이 높아 그랩 이사회에서 ‘옵서버(비상무이사 자격)’로 참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율이 1%에 불과한 기업이 이사회 멤버로 참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분이 적은 SK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양 사의 운영철학과 사업방향이 비슷해 그랩 측에서 멤버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SK 안팎에서는 SK이노베이션을 그룹 내에서 사회적가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계열사로 꼽는다. SK 계열사 중 한발 앞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유인프라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의 주유소 3600여 곳을 공유인프라로 제공하고 있다. SK주유소가 보유한 주유기와 세차장, 유휴부지 등 유형자산은 물론 사업구조와 마케팅, 경영관리 역량 등 무형자산을 공유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그룹 계열사와 다른 정유업체 등과 네트워크를 결합해 공유인프라를 최대한 확장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전략적 대주주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공유경제 활성화도 이 방안 중 하나로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사업이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재계에서 ‘M&A 승부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 굵직한 M&A 건을 진두지휘해왔다. 
유호승 기자 yhs@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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