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사‧로봇행원 등 인력 대체 "사람 못지않네"무인쇼핑‧생체인식결제… "노인도 현금결제 안 해"
  • ▲ 한 중국 시민이 안면인식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 중국 시민이 안면인식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이 미국은 물론 일본‧중국에도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향후 5년 뒤에도 이러한 결과는 뒤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견해다. 이들 나라 중에서도 중국의 기술발전이 유독 눈에 띈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2016년 8월2일 기사를 통해 "모바일 분야서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는 것은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중국'이다."고 못 박기도 했다. 중국의 혁신 신기술과 그들이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보고, 우리나라 4차 산업 현주소도 분석했다. <편집자주> 

    #. 상하이에 거주하는 주부 왕슈잉(35) 씨는 슬하에 다섯 살 아들을 두고 있다. 왕 씨는 이른 아침 아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 중국건설은행(CCB) 상하이지점을 찾았다. 그곳에서 왕 씨를 반긴 이는 '로봇행원'. 이미 몇 번 방문한 적 있는 왕 씨는 간략한 얼굴인식 후 로봇행원에게 대출상담과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았다.  

    은행업무를 마친 왕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있는 아들 모습을 확인한 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저녁 찬거리를 주문했다. 잠시 후 아들과 함께 귀가한 왕 씨. 문 앞에는 방금 주문한 저녁식사 재료가 이미 배달돼 있었다. 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는 '드론배송' 덕분이었다. 

    두 손 가득 저녁식사 거리를 들고 있었지만 홍채인식을 통해 쉽게 집안으로 들어섰다. '살인더위' 속에서도 집안은 쾌적했다. 귀가시간에 맞춰 로봇청소기가 이미 집안 곳곳을 청소해 놨으며, 원격조정을 통해 온습도 및 공기질을 미리 맞춰놓은 덕이었다. 

    #. 베이징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 중인 장즈밍(55) 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위해 치과에 들렀다. 그곳에선 로봇의사가 한창 환자들을 시술 중이었다. 진료실 밖에 의료진도 대기 중이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있을 뿐 딱히 하는 일은 없다. 

    중요한 거래처 손님과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 장 씨.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한 뒤 소셜계정과 연동된 QR코드를 스캔, 결제까지 마쳤다. 

    회사차량을 구매하기 위해 며칠 전 모바일로 예약했던 시승차량이 인근 '자동차자판기'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은 장 씨는 안면인식 후 차량을 픽업, 사무실 주변을 몇 번 돌아보고 차량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中 제4차 산업혁명 선두권… 세계가 주목 

    몇 해 전만 해도 '짝퉁의 왕국'이라고 불렸던 중국이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 요람'으로 재평가 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4차 산업혁명 관련기술 뿐 아니라 이용자 인식수준에서도 세계 선두권에 올라서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KOTRA)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 해외경쟁력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국인 인지율은 87%로 전 세계서 가장 높았다. 이어 △북미 및 중남미 79% △유럽 78% 순으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인한 공유경제 등 '소비변화'에 충분히 준비돼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도 59개국 연구 종사자들 대부분은 중국(73%)을 꼽았다. 

    실제 중국의 4차 산업 대표기업으로 손꼽히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비롯한 주요 기업 기술력은 날로 성장 중이다.

    일례로 바이두는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 비서로봇 '두미(度秘)'를 개발했으며, 알리바바는 중국 고학기술부와 전문 실험실을 공동설립해 2015년 중국 최초로 인공지능 플랫폼 'DT PAI'를 공개한 바 있다. 

    또한 텐센트는 '스마트 컴퓨팅 검색실험실(TICS LAB)'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 2015년 자체 개발 인공지능으로 기사작성 로봇 '드림라이터'를 만들기도 했다. 

    이 밖에 샤오미도 가전‧헬스케어 등 다양한 제품을 연결해 궁극적으로 스마트기기 생태계를 확장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업계서도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로봇 의사와 행원은 기본이고, 대형유통업체가 스타트업과 협업해 무인유통‧드론배송 등이 대중화되고 있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무인매장‧스마트결제 등은 연령대나 지역에 무관하게 매우 보편화돼 있는 상태"라며 "고령층이나 3~4성 도시에서도 SNS 연동 QR코드 결제가 일반적이다.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은 거의 쓰이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중소스타트업으로 시작해 BAT 등 대기업투자를 바탕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라며 "중국의 높은 모바일‧인터넷 사용률과 함께 기술적 뒷받침으로 온-오프라인 연계 소비활동이 한국에 비해서도 훨씬 보편화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