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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5G 장비 선정 업체로 중국 화웨이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도 5G 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택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여러 장비 업체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화웨이가 다른 업체보다 30% 이상 가격이 싼데다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보안 및 기술유출 우려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조속히 나서 화웨이에 대한 보안 검증을 적극 실시해야 하며, 이후 장비를 선정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최근 5G 장비 사업자 선정을 위해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등 국내외 통신장비업체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 협력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사실상 5G 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낙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막을 내린 'MWC 2018 상하이' 행사장서 "화웨이 장비가 제일 빠르고 성능도 좋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화웨이와 'NB-IoT' 제휴는 물론, 화웨이의 중저가폰을 이통사 중 유일하게 출시하며 스킨십을 이어 온 만큼, 업계는 이번 선정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선정을 놓고 경쟁사들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보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경쟁 업체보다 30% 이상 가격이 싸고 전국망 대역인 3.5㎓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화웨이 선택' 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특히 국내 통신업계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은 5G 장비 선정에 놓고, 화웨이 측으로부터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의 주 고객이 화웨이인 만큼, 장비 선정에서 단순히 보안을 이유로 배제시킬 경우 향후 반도체 구매처 변경 등 보복성 움직임을 펼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 손을 잡는다면, KT도 화웨이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싼 값에 5G 장비를 설치했는데, KT가 굳이 비싼 장비 업체들과 함께해 손해를 보며 장비를 구축할 이유도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통사들이 내년 3월로 예정된 5G 상용화 일정 늦추더라도, 정부 주도하의 장비 보안 검증 이후에 화웨이를 5G 장비 업체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웨이의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 사이버 부대의 지원을 받아 통신장비가 구축된 곳의 보안 내용을 수집하는 '스파이' 회사라는 의심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실제 설립자 '렌장페이(任正非)'는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장교 출신이다. '화웨이(華爲)' 사명 역시 '중화민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2003년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CISCO)'는 "화웨이가 시스코의 라우터, 스위치 허브 등을 무단복제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화웨이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결국 "시스코의 소스코드를 도용해 개발했다"며 잘못을 시인한 바 있다.
또 2012년 중국 해커들이 캐나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텔'을 해킹해 화웨이 제품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화웨이는 노텔 장비의 설계도면은 물론 프로그램, 매뉴얼까지 그대로 복사하다시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선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고, 미국 정보기관 NSA는 화웨이를 해킹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2016년 12월에는 스티브 차봇 미국 하원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 등 3명의 국회의원이 미국 국방부로 "화웨이가 한국에서 이동통신망 구축에 참여하는 것을 미국 안보를 위해 막아야 한다"며 "한국이 준비하는 5G 네트워크는 전자장치와 가전 등을 연결하는 IoT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미군이나 미국 정보시설, 외교시설 장비에 있는 데이터가 화웨이의 네트워크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올들어 미국 의회가 국가 보안을 우려해 자국 이통사인 AT&T에 화웨이와 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한 바 있으며, AT&T는 미국 시장에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마음만 먹으면 국내 통신망을 타고 보안 이슈를 들여다 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국내 이통사들이 '5G 통신장비' 업체 선정을 두고 신중을 기해야할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에 대한 보안 우려가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5G 장비 시장을 내주게 될 경우 자칫 안보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