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료, OECD 회원국 중 최저… 산업용은 중간 수준"전기요금 현실화 필요" vs "원가 인상으로 글로벌 경쟁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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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이른바 '두부공장론'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자, 산업계에선 글로벌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등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8일 에너지 및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전력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전은 5년 만에 산업용 심야시간 사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위해 본격 착수했고,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조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린 행보다.

    산업계에서는 원가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 28개국 중 최저이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가 최근 발간한 '국제 산업용·가정용 에너지 가격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h당 8.47펜스(약 125원)이다.

    이는 조사 대상 OECD 회원국 28개 가운데 최저인 캐나다(8.46펜스)와 거의 비슷한 액수다. 2016년 7.74펜스로 가장 낮았던 노르웨이는 지난해 8.76펜스로 오르면서 우리나라를 앞질렀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가장 높은 나라는 26.68펜스인 독일이다. 덴마크는 24.45펜스(2016년 기준)로 그 뒤를 이었다. 유로 국가를 제외하고는 호주(18.41펜스)가 가장 비쌌다. 일본은 2016년 16.55펜스였고,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10.01펜스로 확인됐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우리나라는 ㎾h당 7.65펜스(약 113원)로 OECD 회원국들의 중간값(7.62펜스)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르웨이(2.83펜스), 스웨덴(4.46펜스·2016년), 핀란드(5.65펜스)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이 활발한 북유럽 국가들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게 책정했다. 캐나다(6.50펜스), 헝가리(6.77펜스), 터키(5.76펜스) 등도 우리나라를 밑돌았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는 이탈리아로 2016년 기준 13.69펜스였다. 같은 기간 일본은 1.19펜스로 비(非) 유로 국가 중 가장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수년째 세계 최저 수준이고, 산업용 전기요금도 전반적으로 낮다"며 "이 때문에 전기 소비의 왜곡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요금 현실화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철강, 정유, 반도체 업계 등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의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에서 "이제는 두부값이 콩값보다 더 싸지게 됐다"고 썼다. 해당 글은 연료가격 등 원가를 제대로 반영한 전기요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