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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온·오프라인 연계) 업계가 허위·악성 리뷰를 걸러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리뷰는 소비자의 선택에 있어 매우 유용한 정보로 허위·악성 리뷰가 횡행하면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기업 신뢰도까지 좀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국에는 어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떨어져나가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13일 O2O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음식과 상관없는 이미지 리뷰를 걸러내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술 중 하나로,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한 후 해법 등을 찾는다.
배달의민족은 '국민 배달앱'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월 순 방문자 수가 700만명에 달한다. 음식 주문 건수는 한달 평균 1900만건 정도로, 음식 주문 후 하루에 올라오는 리뷰는 5~6만건이나 된다.
문제는 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와 무관한 이미지가 노출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본인의 얼굴이나 신체 일부가 찍힌 사진, 광고성 콘텐츠는 그나마 수위가 낮은 편이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선정적·폭력적 장면이 담긴 이미지가 올라와 이용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의 이미지 리뷰 필터링은 구글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하루 수만건의 리뷰를 사람이 일일이 살펴보자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 '똑똑한 기술'로 작업을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10명이 하루 종일 붙어있어야 했을 일을 AI가 먼저 1차로 작업하게 하고 1~2명의 인원이 걸러진 대상만 잠시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머신러닝이 고도화되면 작업의 정확도도 지속적으로 높여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머신러닝 기술로 리뷰 신뢰도를 높여 고객에게 더 쾌적한 이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 만족도뿐 아니라 서비스의 효율적인 운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머신러닝 기술이 모두를 편리하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우아한형제들은 한발 더 나아가 머신러닝, 딥러닝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리뷰뿐 아니라 활자화된 리뷰 텍스트에 대해서도 욕설·비방 등 부적절한 리뷰를 정제하는 기술도 자체 제작 중이다.
최근 레저·액티비티로 사업 영역을 넓힌 숙박 O2O 기업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리얼리뷰를 운영하고 있다. 리얼리뷰는 숙박 앱 여기어때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이용한 후 체크아웃이 확인된 사람만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리뷰는 숙소 선택에 있어 큰 영향력을 미치지만 과거 숙박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허위·악성 리뷰가 많았다. 직접 숙소를 이용하지 않은 이들이 리뷰를 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는 숙박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일으켜 소비자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리얼리뷰다.
현재 리얼리뷰는 고품격 숙소 이용 문화를 전파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연착륙에 성공한 모습이다. 리얼리뷰 건수는 5월말 기준 업주답변을 포함해 300만건이나 된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여기에 더해 지난 2월에는 전국 5만여곳 숙소를 직접 체험하고, 숙박 후기를 남기는 '여기어때 히어로즈'를 공식 출범시켰다. 양질의 숙소 이용후기를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다.
현재 '여기어때 히어로즈'는 800명이 활동 중으로, 위드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 800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위드이노베이션 문지형 최고홍보책임자(CCO)는 "리얼리뷰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실제로 다녀오지 않아도 사용자 인증만 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 허위 리뷰가 상당했다"며 "제휴점이 다른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부정 리뷰를 남기거나 의미없는 욕설도 있어 선의의 피해를 입는 곳도 많았는 데 리얼리뷰로 이런 부분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층 고도화된 리얼리뷰로 숙박 O2O 업계의 신뢰를 높이는 데 일조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