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 참여 후 매출 3년 새 4배 가까이 신장이마트 "상품 다양화", 농어민 "판매처 확대 및 브랜드 홍보"… 상생 시너지
  • ▲ 김연수 소래영농조합법인 대표. ⓒ진범용 기자
    ▲ 김연수 소래영농조합법인 대표. ⓒ진범용 기자

    #"저희가 만드는 제품이 전국 이마트 매장에 소개되고, 저희가 못하는 디자인을 이마트가 직접 나서서 해줍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상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김연수 소래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의 말이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중견 및 소상공인 간 '상생'이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에서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안심먹거리 국산의 힘 프로젝트'가 올바른 상생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농어가에서 만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이마트가 고객들에게 엄선해 판매하는 프로모션이다. 이마트는 상품의 다양화, 농어민은 판매처 확대 및 브랜드 홍보 등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생 프로그램이다.

    7일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김연수 소래영농종합법인 대표이사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래영농조합법인'을 찾았다. 김 대표는 토종 종자의 맥을 잇는 오골계와 토종닭의 대중화에 힘써온 인물로, 지난 2015년 국산의 힘 프로젝트 파트너로 선정돼 오골계를 납품하고 있다. 

    김연수 대표는 "대기업들과 같은 제품으로 경쟁하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오골계와 토종닭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 했었다"라며 "그러나 오골계 시장 자체가 작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부분을 해결해 준 것이 이마트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로 탄생한 제품들. ⓒ진범용 기자
    ▲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로 탄생한 제품들. ⓒ진범용 기자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납품한 이후 소래영농조합법인에서 판매하는 오골계는 납품 첫해 1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매용으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오골계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후 2016년에는 복날을 겨냥해 오골계 삼계탕을 출시, 도합 4억6000만원의 연간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고려해 상품 구성에 무항생제 오골계, 백숙용·닭볶음탕용 토종닭 등포장육과 한우사골오골계삼계탕, 토종닭삼계탕 등 레토르트 가공품을 새로 추가하면서 7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이 3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한 셈.

    김미연 소래영농종합법인·소래축산 상무는 "제품이 아무리 좋더라도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들어요"라며 "이마트에서 제품 포장 디자인이나 전시 등에 신경을 써 주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김연수 대표도 "과거 오골계는 보신용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대부분이었고, 안심 먹거리라고 홍보하기도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제품 자체에 안심 먹거리와 질이 좋다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대외적으로 이를 알리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그러나 이마트에 납품하면서 고객들이 이마트에 제품이 있다는 것 자체로 신뢰성을 갖기 시작했고, 좋은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래영농조합법인은 2015년만 하더라도 사육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었기에 계육 가공은 OEM을 맡겼다. 하지만 현재는 HACCP 인증을 받은 가공공장을 갖춰 가공, 발골 및 포장 등의 후처리 공정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오골계와 토종닭 등 종자개량에 대한 공로도 인정받아 GSP 종축사업단 참여업체로 선정돼 올 1월 순계 2품종(토종닭, 오골계) 5계통이 UN산하 FAO(국제식량농업기구) 가축유전자원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되기도 했다.

    현재 김연수 대표가 생산하는 오골계 물량의 30%가량은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소래영농조합은 국내 오골계 연간 소비량 120만수 중 70만수를 취급할 정도로 성장했다.
  • ▲ 소래영농조합법인에서 키우고 있는 오골계. ⓒ진범용 기자
    ▲ 소래영농조합법인에서 키우고 있는 오골계. ⓒ진범용 기자
    이러한 소래영농조합법인의 성공적 시장 안착은 이마트와의 협업을 통한 대중화와 김 대표의 장인정신이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례로 김 대표는 AI(고위험성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처하기 위해 방역 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계사 내 청결과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계사에는 전담 관리자와 수의사만 출입시킨다. 비상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각 계사마다 닭의 생육 환경과 컨디션을 알고 있는 전담 관리도 두고 있다.

    먹거리 역시 활동성이 뛰어난 토종닭과 오골계의 생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사료에 정제한 홍삼찌꺼기를 섞어서 먹이기도 한다.

    김연수 대표는 오골계의 품종 개량을 위한 별도의 계사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우리 고유의 재래종인 오골계를 실용화시키고 대중에게 알리면서 다른 농부들에게는 좋은 종계를 보급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항상 직원들에게도 하는 이야기지만 상품에 대한 신선도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로 중요하다"라며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싸게 팔 순 없어도 어떤 제품보다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자부심으로 만들고 있다. 이마트와 상생을 통해 보다 다양한 먹거리로 고객들에게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38명의 파트너, 42개 품목, 256억원의 매출로 시작한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지난해 기준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년 사이에 3배에 달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누계 매출도 1500억원을 돌파했다.

    이마트는 안심먹거리를 통해 올 연말까지 국산의 힘 프로젝트 품목 수를 20%가량 늘리는 등 상품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 이마트 국산의 힘 포스터.ⓒ진범용 기자
    ▲ 이마트 국산의 힘 포스터.ⓒ진범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