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제리너스커피' 신규출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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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해 점포수가 749개로, 2015년 891개에서 2년만에 150개 가까이 줄어들었다.
직영점 수는 꾸준히 늘었지만 가맹점수가 2015년 813개에서, 2016년 744개, 지난해 647개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출점 점포는 26곳뿐이다. 2015년 50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난 수치다. 여기에 계약 종료와 해지는 123건으로 2년 넘게 계속 늘고 있는 중이다.
앞서 스타벅스커피가 지난 6월 서울 신논현역 6번 출구 옆 교보강남타워 1층에 프리미엄 매장인 리저브 바 매장을 오픈했다. 직전에 엔제리너스커피가 있던 자리다. 2004년부터 14년동안 직영으로 운영했던 이 엔제리너스커피 매장은 임대료 상승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다 결국 폐점을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는 현재 1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798개였던 점포수가 늘어난 것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월 CJ푸드빌의 100% 자회사 형태로 법인화했다. 지난해 11월 CJ푸드빌 이사회 결의를 통해 물적 분할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독립 책임체제로 운영하며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에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싱가포르투자청 등 3곳으로부터 1300억원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2월엔 신주발행을 통해 추가로 50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자금을 확보한 투썸플레이스 가맹본부가 투자금을 대폭 늘렸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전국 점포 수 1180여곳(지난 6월 기준)에 이르는 스타벅스커피의 독주를 막을 곳은 그나마 CJ푸드빌의 자본을 등에 업은 투썸플레이스로 지목돼왔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 측은 "투자 재원 확보를 통해 브랜드마케팅과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생산 인프라 등을 적극 강화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히고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 상승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명실상부한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투썸플레이스도 임대료 압박에서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문을 닫은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 반면 이 매장에서 한 블럭 거리의 3층 규모 스타벅스커피는 평일 오후에도 대부분의 테이블이 차는 등 운영이 원활한 상태다. -
이 외에도 SPC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 광화문 사거리의 광화문 우체국 1층 자리에 스타벅스커피가 들어오는 등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 스타벅스커피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 다른 SPC그룹의 커피전문점 파스쿠찌 역시 신규개점 수가 줄고 있다. 지난해 정보공개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지만 2016년에 이미 신규개점수가 45개로 직전 년도(52개)에 비해 줄었다.
지난달 기준 52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할리스커피는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는 직영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직영점은 106개, 가맹점은 424개다. 스타벅스커피를 제외하고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에 비해 직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할리스커피는 "직영점을 플래그십스토어급 매장으로 운영해 가맹점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마다 특색있게 마련한 직영점에서 테스트를 거쳐 브랜드 성장을 꾀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로 떠오른 '상생'과 함께, 가맹점주들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높은 서울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임대료 관련 고심이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경기도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른바 목이 좋은 주요 상권이어도 비어있는 점포가 수두룩한데, 6개월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제안에도 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무리 임대료 혜택을 줘도 한번 점포를 열면 권리금을 회수하거나 투자금액 회복이 될 때까지 폐점을 결정하기 어렵다보니 신규 점포를 열려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한 가맹본부 간담회 자리에서 임대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는 "우리는 10년 이상된 가맹점이 많은데 재계약시마다 임대차비용이 최대 2배 높아져 어쩔 수 없이 문 닫는 사례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탐앤탐스커피 역시 지난해 가맹사업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6년 이미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2015년 412개이던 점포 수는 2016년 393개로 소폭 줄었다. 신규개점은 2014년 42개에서 2016년 27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탐앤탐스는 최근 김 대표의 수십억원대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사업 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째 영업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카페베네의 경우도 비슷하다. 토종 커피 전문점으로 국내에서만 한때 1000개를 넘겼던 국내 점포수는 600여개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점포 수가 늘고 있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외형을 키우는 데 따르는 투자 비용의 증가나 수익 감소가 뒤따른다.
이디야커피는 현재 23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점포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난 2016년 영업이익은 157억8505만원으로 전년(163억3317만원)에 비해 소폭(3.35%가량) 줄었다. 2014년 18억3614만원 수준이던 부채 역시 2년만에 50억6696만원으로 뛰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당시 본사 사옥 이전이 있어 한시적인 부채 상승이 있었다"며 "폐점율은 1%대로 유지 중이고, 부채와 영업이익은 다음해 회복했다"고 전했다.
스무디킹은 지난해 29개의 신규 매장이 문을 열면서 국내 점포 수가 113개로 집계됐다. 영업적자 폭도 2억2200만원 수준으로 전년(8억12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스무디킹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거의 오르지 않았고, 부채는 오히려 3억원 가량 늘어난 것을 볼 때, 영업적자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스무디킹의 지난해 판촉비는 0원이었고, 광고비 역시 타 커피 프랜차이즈에 비해 적은 3억2900만원 수준이었다.
이와 반면 스타벅스커피의 매장 수는 점점 늘고 있다. 전체 매장 중 서울에만 절반 가량인 467곳이 운영되고 있다. 임대료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의미다.
스타벅스커피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달리 전 매장이 직영으로 운영돼 출점거리 제한(반경500m)이 없다. 주요 상권에는 좁은 공간 안에 다수의 점포가 자리를 잡은 상황이어서, 사실상 국내 스타벅스커피 매장은 포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독주가 점점 더 업계의 성장 의지를 떨어뜨리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요즘 '건물주 위에 스타벅스'라고 할 정도로 스타벅스가 가진 위상이 상당히 커 앞으로도 한동안 스타벅스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