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규모 '180조' 통큰 투자 결정에 일자리 4만개 창출 나서'뉴삼성' 구축 위한 이 부회장 '밑그림' 완성 분석 등 시기 앞당겨 질 듯
  •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내 경영복귀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에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회동 등 현 정부와 삼성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이번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8일 18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서 김동연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회동이 이뤄진지 이틀 만에 발표된 것으로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주요 골자는 오는 2020년까지 180조원 투자(국내 130조원)를 바탕으로 4대 미래 성장사업(AI, 5G, 바이오, 전장부품) 육성, 중소기업 협력 확대,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이다.

    특히 직접 채용 4만명을 포함해 직·간접 고용 유발효과만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현 정부의 가장 큰 숙제로 남은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삼성 뇌물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이후 6개월간 한 달에 한 번꼴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국내 공식석상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반면, 해외 출장기간 글로벌 시장 점검 및 현지 파트너사와 적극적인 비즈니스 미팅에 나서는 등 현안사업 및 미래전략사업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재계에선 이번 투자 결정으로 본격적인 '뉴삼성' 구축을 위한 이 부회장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재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른 이 부회장의 국내 경영복귀 시기가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시각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더욱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만남이 성사된 이후 정부와 삼성 간 기류 변화가 감지된 데 이어, 삼성의 투자 내용이 정부의 기조에 부응하는 만큼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최근 시민단체 반올림과 '반도체 백혈병' 중재를 합의하는 등 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점에 비출 때 이번 투자 계획이 이 부회장의 본격적인 경영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다는 점과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삼성 지배구조 이슈 및 계열사 이슈와 관련된 수사·조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 배경을 두고 정부와 '빅딜' 논란 등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있다"며 "현재 삼성이 직면한 이슈들로 인해 당장의 경영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투자가 이 부회장의 복귀 시기를 앞당기는데 주효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