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주금액 지난 3년여 간에 비해 3분의 2 수준…상반기도 기대 이하올 상반기 LNG선 35척 전량 수주…해양플랜트 부문은 '빅 3' 모두 일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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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가 연일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체감 수주 잔고가 2014년 이래 올해 하반기가 최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 세계 선박수주잔량은 759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52척)로 4년 전과 비교해 40% 가까이 줄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지난 3년여간 수주량이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감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간 국내 조선 빅 3(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연간 평균 수주금액은 약 400달러 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0억 달러에 그쳤고, 올해 목표는 287억 달러로 지난 3여년 간에비해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가 연이은 수주 소식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빅 3 모두 수주 목표치의 절반 가량을 하회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서는 하반기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양측의 이견이 큰 상황인데다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도 가중됐기 때문이다.

    일감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수주실적을 기록했지만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가치 부문에서의 수주는 전무했다.

    일부 선종에 대한 쏠림현상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올해 들어 국내 조선 빅 3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35척 전량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량이 14척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2척, 9척으로 뒤를 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의 총 수주액에서 LNG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반면 해양플랜트 부문은 부진하다. 현대중공업은 일감부족으로 인해 올 6월 울산 1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온산공장 및 유후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리 조선사들이 수주할 가능성은 적다"며 "LNG선 수주 소식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형급 이상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과 비교해 LNG선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업황 개선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유량 감소 규제 시행을 앞두고 LNG플랜트 투자 계획이 나오는 등 LNG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발주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LNG선 신조선가도 최근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안지은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LNG선 수주가 늘어나면서 전보다 방향성은 좋아졌지만, 과거 대비 현재 우리 조선사들의 외형이 크게 위축돼 있어 아직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LNG선의 경우 환경이슈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수주 회복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영업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