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장벽-신작 부재' 불구 기존 인기 IP 힘입어 실적 방어기대작 출시 지연에 흥행 불확실성 높아져'돌파구' 마련 시급
  • 올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본 게임업계가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작의 부재를 비롯해 기대작들의 잇따른 흥행실패와 꽉 막힌 중국 시장 등의 악재에도 기존 IP(지식재산권)에 힘입어 실적부진을 방어한 모습이지만, 하반기 역시 긍정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게임사의 경우 하반기 기대작들이 내년으로 출시가 지연되면서 매출 하락에 대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게임 3사로 대표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각각 6990억원, 1364억, 363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넥슨이 1조3667억원, 넷마블은 1조82억원, 엔씨소프트 911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으며, 넷마블은 다소 하락한 모습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역시 각각 올해 기대작의 흥행 실패와 신작의 부재로 실적 부진이 예상됐지만, 기존 인기작들의 안정적인 흥행과 라이선스 수입 등 영향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중견게임사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꾸준히 신작 출시에 열을 올린 게임빌은 '로열블러드', '가디우스 엠파이어', '자이언츠워' 등 상반기 출시한 신작들의 저조한 흥행 성적으로 7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 역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올해에도 자사 대표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서머너즈 워'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큰 폭의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출시한 상반기 대작 '이카루스M'의 매출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주력 IP인 '미르의 전설2'의 라이선스 수입에 영향으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제로 위메이드의 올해 매출 구성을 보면 1·2분기 모두 라이선스 수입이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게임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3사와 중견게임사 모두 3·4분기 본격적인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과 체질개선을 이루겠다는 계산이지만, 대내외적 요인에 따라 하반기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증권가 관측이다.

    최대 게임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으로의 진출이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 지연으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잇따른 기대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출시 예정작들 역시 무조건적인 흥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기대를 모아온 대작들이 내년 상반기로 출시가 지연되면서, 하반기에도 기존 인기 IP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 '블소2', '아이온 템페스트', '프로젝트TL' 등 대형 신작들의 출시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길게는 내년 1분기까지 신작 출시 부재와 기존작의 매출 감소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분기 리니지M과 4분기 리니지의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일정 부분 방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확대도 하반기 실적 부진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시장의 포화로 타이틀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다수 게임사가 신작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조용한 행보를 보여온 다수의 게임사가 3·4분기 실적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지만,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긍정적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신작 출시 관련 마케팅 예산의 합리적 배분과 기존 인기작들의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