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학점, 토익, 자격증 이어 취업 장벽만 높아져높은 경쟁률과 가정 형편상 차이 등 문제점 드러나
  • ▲ 사상 취악의 취업난. 서울 시내 한 대학교의 취업게시판ⓒ연합뉴스
    ▲ 사상 취악의 취업난. 서울 시내 한 대학교의 취업게시판ⓒ연합뉴스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대학생활 시기에 해외 봉사활동을 계획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 대학생의 '버킷리스트'로 꼽히는 대학생 해외 봉사활동은 타 문화를 체험하고 공동체 의식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매번 기업·NGO 등에서 모집 공고가 나올 때 마다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은다.

    기간 중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 팀원들과 협력으로 일궈낸 작은 변화들이 봉사단원 스스로의 가치를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해외봉사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과 봉사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멘토단, 워크숍 등이 마련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반면 높은 취업난 속 스펙쌓기를 위해 순수한 봉사활동이 아닌 '나를 위한 봉사' 혹은 해외 여행을 위한 '귀족 봉사활동'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정예 인원을 선발해 해외로 떠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대학생 해외 봉사활동의 명암과 생생한 체험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註>

    대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대학생들은 너 나 할 거 없이 스펙 쌓기에 한창이다.

     

    과거에는 일명 명문대에 들어가 졸업을 마치면 취업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해가 지날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학점토익자격증 등 갈수록 취업에 필요한 필수아이템이 늘어가는 추세다.

     

    요즘에는 해외 봉사활동인턴경험까지 추가됐다.

     

    대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해외봉사뿐 아니라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해외봉사단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대학생들은 여름방학과 겨울 방학시즌에 각종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이력서에 대외 활동 내용을 추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특히 기업과 연계된 봉사활동의 경우 그 회사에 취직을 할 때 가산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고 싶은 기업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률 또한 치열하다해외봉사단 모집은 수십대 일에서 많게는 수백대 일까지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한 대학교 익명 게시판에는 기업 봉사활동단 선정 기준을 모르겠다. SNS를 많이 하지 않으면 뽑히기 어려운거 같다며 봉사의 취지보다는 기업 홍보성 이벤트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현대자동차
    ▲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현대자동차

    ◇ 사상 최악의 실업난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

     

    20대 대학생들이 눈에 불을 켜고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려는 것은 취업난 영향이 크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지난 7월 25~34세 실업자는 338000명으로 실업률은 6.4%였다. 7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근 19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이다청년 체감실업률 22.7%로 전년대비 0.1%p 올랐다.

    젊은 층의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고학력 실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7월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실업자는 348000명이었다.

     

    실업자를 집계한 1999년 이후 7월 기준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의 실업자 수는 올해가 가장 많았다.​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문을 뚫기 위해 대학생들이 방학을 포기하고 해외로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해외봉사활동에 참가라도 하면 다행이다.

     

    가정형편상 방학 기간에 해외봉사활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는 대학생도 많다.

     

    교육부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7399500원에서 올해 7426600원으로 0.37%(27100인상됐다국립대도 같은 기간 4176800원에서 4195500원으로 0.45%(18700올랐다.

     

    국립대 30곳과 사립대 155곳을 합한 185개 일반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711800원이다이는 지난해 6686800원에 비해 0.37%(25000오른 셈이다.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고 있는 대학교 아르바이트생으로서는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다.

     

    결국 좋은 취지로 시작한 해외봉사활동은 상황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에게 취업으로 가는 계단만 늘어난 셈이다.

     

    최근 들어 일부 기업들이 채용방식을 바꾸면서 이력서에 봉사활동 기입란을 없애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명문대에 재학중인 4학년생 김 모씨(26)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기 위해 스펙 맞추기는 여전하다블라인드 테스트나 이력서를 간소화한다고 하지만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그 말만 믿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그게 업무에 필요하다거나 실용성이 있다거나 하는 건 취준생에게는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인 박 모양(25)은 대학교학점외국어 등은 취업을 위한 기본이 된지 오래다여기에 동아리인턴봉사활동자격증 등 기타 스펙이 없으면 이력서 통과도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