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단가 평균 6만4730원… 3년새 8% 상승바닷모래 공급 감소 영향… 내년 추가 인상 불가피
  • ▲ 2017년 2월7일 부산 사하구 소재 한 레미콘 업체의 모래야적장. ⓒ연합뉴스
    ▲ 2017년 2월7일 부산 사하구 소재 한 레미콘 업체의 모래야적장. ⓒ연합뉴스
    최근 레미콘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건설사의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다. 레미콘의 주요 원재료인 모래 공급이 줄면서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 지속될 경우 내년 추가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의 올 상반기 레미콘 단가는 ㎥당 평균 6만4730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만2680원보다 3.27% 상승했다.

    레미콘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3년새 8.46%(5050원) 오른 셈이다. 기업별 레미콘 단가 증가액은 △현대건설 7850원 △대우건설 6000원 △삼성물산 4200원 △GS건설 4200원 △대림산업 3000원 순이다.

    단가 상승 요인은 레미콘의 주 원재료인 모래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3월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를 국책용에 한정한다고 밝히면서 채취 물량을 650만㎥로 줄였다. 2014~2016년 평균 채취 물량 1015만㎥의 64.0% 수준이다.

    이에 따라 태안 앞바다의 모래 채취 허가가 종료된 가운데 올 들어 서해 EEZ 지역 허가량마저 대폭 줄면서 골재 단가가 올랐고 자연스럽게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국내 최대 레미콘 공급업체 중 한 곳인 유진기업의 올 상반기 모래 구입 단가는 ㎥당 1만8203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만4692원보다 23.9% 상승했다.

    GS건설 측은 "바닷모래 공급 감소에 따른 모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올 상반기 레미콘 단가가 상승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상반기에도 가격이 추가 인상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미콘은 건설사 원재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가 상승에 따라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림산업의 경우 레미콘 매입액은 △2015년 2012억원 △2016년 3262억원 △2017년 3854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면서 전체 원재료 중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레미콘 등 주요 원재료 단가 상승분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세우는 등 나름의 대비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광주 지역 레미콘사들이 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는 건설현장에 이달 1일부터 공급 중단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현행 협정단가인 ㎥당 6만4400원의 레미콘 공급가격을 6만8400원으로 인상해 9월1일부터 소급적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레미콘의 단가 인상이 단순 모래 수급 차질보다 건설현장 감소로 인한 수익 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바닷모래 공급 차질도 레미콘 단가 상승의 이유가 되겠지만,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분양 물량이 줄면서 레미콘업계의 일감이 감소해 단가를 올린 영향도 있다"며 "건설사도 모래를 따로 구입하기 때문에 단가 현황을 잘 알고 있는데 레미콘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오르니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