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진침대에서 시작한 라돈 파문이 가누다, 에넥스까지 확산되면서 불똥이 신세계에 까지 번지고 있다. 신세계에서 올해 초 인수한 까사미아에서도 라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 데다 방사능과 관련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초 까사미아 인수 당시 5년 내 까사미아 전국 매장 수를 160여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쉽', '로드숍', '숍인숍' 3가지로 세분화해 상권 규모에 맞는 출점 전략을 펼쳐 나간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까사미아 매장 수가 72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매년 18개의 매장을 확대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인수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 까사미아 매장은 직영점 21곳, 대리점 49곳, 백화점 1곳(롯데백화점 중동점), 마트 2곳(홈플러스 영통점, 작전점), 스타필드 1곳에 그친다. 인수 이후 실질적으로 매장 확대가 이뤄진 매장은 스타필드 고양이 유일하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강남점, 부산센텀시티점 등에서 까사미아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바 있지만, 정식 출점으로 이어진 매장은 전무하다.
라돈사태로 '까사미아 브랜드'가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신세계가 매장 확대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라돈사태로 인한 까사미아 이미지 추락이 급작스럽게 반등할 가능성이 낮아 향후 매장 확대나 전략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까사미아 측은 '라돈' 발생 제품인 토퍼세트(깔개+베개)를 한달 내 전부 수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달 30일 기준 회수 대상 토퍼 1만5000여개 중 수거를 마친 제품은 3300여개에 불과하다.
사건 발생 이후 까사미아는 대대적인 전담팀의 신속한 접수와 회수를 진행하면서 현재도 계속해 리콜 신청 시 빠르게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리콜 신청대비 96% 제품이 수거된 상태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보유한 소비자 정보가 없기 때문에 해당 상품을 보유한 고객이 직접 리콜을 신청해야 하는 여건상 전체 회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까사미아 측의 설명이다.
라돈 제품 회수와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매장 확대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당초 신세계가 밝힌 매출 1200억원대의 까사미아를 5년 내 45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2028년까지 매출 1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당초 까사미아 인수 당시 밝혔던 내용은 큰 틀에서의 그림이었고, 현재도 상황에 맞춰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까사미아 확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라돈사태가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상황을 보면서 계획했던 대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