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하는 A유통사, 필립모리스 담배 판매 논의 중휴게소에 발 못 붙이는 외산 담배, 고속도로 휴게소 담배 판매 KT&G 독점 판매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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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32) 씨는 지난 3일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편의점에 들어가 아이코스 ‘히츠’ 제품을 주문했지만 팔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외산 담배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어쩔 수 없이 평소 피지 않던 국산 담배를 구매해야만 했다. 이 씨는 “휴게소에서 외국 담배를 팔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결국, 소비자만 불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궐렬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전용 담배 ‘히츠’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휴게소 진출이 성공하면 제이티인터내셔널(JTI)코리아,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코리아 등 외산 담배 업체들이 줄줄이 진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그동안 KT&G가 독식해 온 고속도로 휴게소 내 담배 판매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5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 A회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민자 휴게소 24곳에 외국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제품을 진열·판매하는 상황을 조율 중이다.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을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 담배와 마찬가지로 외산 담배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앞서 A 유통회사는 지난 2014년 7월 필립모리스 제품을 휴게소에 입점했다가 같은 달 판매를 돌연 중단한 바 있다. 필립모리스 측은 “A회사가 운영하는 휴게소 한 곳에 필립모리스 제품이 들어갔다가 빠진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외산 담배를 팔지 않아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4월 KT&G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사 제품만 취급하는 대가로 공급가 할인과 현금 지원 등 혜택을 제공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25억원을 부과했다.하지만 시정명령이 내려진 지 3년을 훌쩍 넘은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의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국 200여 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말보로와 던롭 등 외국계 담배를 판매하는 곳은 영종도 휴게소(인천)와 이인 휴게소(천안), 탄천 휴게소(순천) 등 단 3곳뿐이다.이들은 모두 민간 자본이 투입된 민자 고속도로다. 공정위 시정명령 이전에도 외산 담배를 판매해 오던 곳이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담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취향과 다른 KT&G 담배만 반강제적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 8월 덕평휴게소와 평창휴게소(인천방향) 등 민간 휴게소 2곳이 추가적으로 외산 담배를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엽연초생산 농민들은 덕평휴게소 앞에서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 판매 한 달만인 9월 해당 휴게소는 외국산 브랜드 담배 판매를 중단했다.한국도로공사 측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9월 11일부로 민자 휴게소에서 판매되던 외산 담배가 잠정 중단됐다고 한다. 휴게소 담배 입점은 자율적인 결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도로공사 측에서 지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반면 업계는 공정위 시정명령이 실질적인 경쟁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담배업계 관게자는 “문재인 정권에 들어 민자 휴게소 내 외산담배 입점 추진을 진행하고 있지만,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나 KT&G를 신경쓸 수 밖에 없다. 서로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소비자 역시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는 “담배는 성인이면 누구나 사서 필 수 있는 제품인데, 휴게소에서 KT&G 회사 제품만 사서 피우란 말은 제품 선택권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