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급감 등 초라한 실적 릴레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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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5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관광 수지 적자 책임을 두고 '관광공사 무용론'이 거론되는 등 국회가 비판 수위를 높였다.1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문체위는 우리나라가 2001년 이래 17년 연속 관광 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며 관광공사에 책임을 물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누적된 관광 적자는 총 883억 9천만 달러(약 94조 원)다. 지난해만 14조 7000억 원 적자가 발생해, 연간 기록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다.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 수는 급감했다. 지난해 방한객 수는 1333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23%나 감소했다. 일본, 홍콩 등 관광객 수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다.UN세계관광기구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아시아 18개 국가 중 외국인 관광객 수가 1년 전보다 감소한 국가는 한국·라오스·말레이시아 3개국 뿐이었다. 그중에서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감소 폭이 가장 가팔랐다. 관광객이 줄어든 라오스·말레이시아도 감소율은 각각 2%·3%에 그쳤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말레이시아 관광객 수(2676만 명)의 절반에 불과했다.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관광수지가 계속 적자인데, 관광공사가 과연 실효성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 거냐"라며 "매년 똑같은 사업을 재탕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메르스나 사드 배치 등 관광 불황을 초래하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행하는 공사의 '뒷북 사업'을 비판했다. 2016년부터 한·중 사드 갈등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 관광 경기가 휘청거리자 공사는 '왕홍(중국 온라인 파워 유저)' 마케팅으로 수습에 나선 바 있다.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지속된 관광 적자와 방한객 감소 수치는 관광공사가 과연 왜 존재하는지를 묻게 하는 데이터"라고 꼬집었다.조 의원은 국민 과반수가 해외여행을 더 선호하는 사실을 언급하며 관광공사 쇄신을 촉구하기도 했다.공사가 지난해 자체 실시한 해외여행 현황·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중 해외여행을 선호한다는 비율(62%)이 국내 여행을 선호한다는 비율(9%)보다 월등히 높았다.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인바운드 마케팅과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원론적 대답을 내놓자 조 의원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사고를 바꾸라. 처음부터 끝까지 뜯어 고치라"고 질타했다.공사가 둔 전국 10개 지사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지사 인원이 지역별로 (대부분)3~4명에 불과하다. 방한 외국인 중 80%가 서울을 보러 오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자체 관광지를 발굴해야 되는데, 지사는 뭐하는 곳이냐"라고 쏘아붙였다. 관광공사 지사 중 정원이 3명 이하인 곳이 7곳(강원·경남·대구경북 등)이나 되는 점을 들어 꼬집은 것이다.방한 관광 상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전세계 부자들의 여행 트렌드는 (고가의)미식 여행인데, 우리는 보편적인 여행객 숫자만 늘리는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우 의원은 "전세계 관광 트렌드는 '국가에서 국가로'가 아니라 도시 간 여행인 '시티 투 시티'이다. 한국 주변에 비행기로 2시간 이내 접근 가능하면서 인구 500만 명 이상인 도시가 무려 25개다. 이 도시 주민들을 상대로 한국 관광을 홍보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