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국민 2650만명… 외국인 관광객 22% 감소
  • ▲ 연간 해외관광객 숫자가 2650만 명으로 5년 만에 2배 늘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
    ▲ 연간 해외관광객 숫자가 2650만 명으로 5년 만에 2배 늘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관광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관광 수지는 마이너스 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마이너스 77억 달러)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연 15조 원인 관광수지 적자가 20조 원을 돌파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곧 다가올 '제45회 관광의 날(9월27일)'을 기념하고 축하하기엔 한국 관광경제 체질이 너무 약하다.

    ◇해외여행 즐긴 국민 5년 동안 2배 ‘폭증’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관광객이 2650만 명을 넘어섰다. 5년 전 1374만 명의 두 배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는 114만 명에서 135만 명으로 ‘찔끔’ 올랐다.

    일 년 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쓴 돈은 15조 원. 한국인이 외국 가서 쓴 돈(30조 원)의 절반이다. 

    심지어 올해 관광 적자는 지난해보다 더 빠른 폭으로 늘고 있다. 관광 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원인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48%나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드 사태 전처럼 늘지 않는다면, 해외로 빠져 나가는 관광 지출을 만회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중국인 관광객만 바라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서울 명동과 4대 고궁 중심의 한국 관광에 식상해진 일본인 관광객 수가 5년 새 120만 명이나 줄었듯, 중국인들도 언제 한국에 질릴지 모를 일이다.

    ◇2000년 이후 18년 연속 관광 적자… 관광청 신설 제안 ‘솔솔’

    한국은 지난 2000년 6억 달러의 관광 흑자를 기록한 이후 줄곧 적자 일로를 걷고 있다. 반면 관광 적자를 면치 못하던 일본은 2008년 관광청 신설 뒤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또 일본인의 한국 관광이 전보다 뜸해진 것과 달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 한해만 한국인 800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엔저 영향으로 엔화가 싸진 이유도 있지만, 핵심은 볼거리와 먹거리다.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에는 한국인 젊은이들이 넘치고, 홋카이도에는 효도 관광 온 한국 노인들, 최남단 오키나와엔 자녀 동반 30대 부부들이 가득하다. 일본 특유의 맛있고 정갈한 음식도 한몫 한다.  

    ‘서울·부산·경주’로 압축될 만큼 부족한 볼거리와, 어딜 가든 비슷한 음식을 담합하듯 비싸게 파는 한국 관광지 문화와는 대비된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업계는 관광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관광청이 생기면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여행상품을 더 참신하고 더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이미 자국 관광청을 통해 CNN 광고 등을 내보내며 관광객 유치에 열올린지 오래다.

    이와 관련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열린 중소기업중앙간담회에서 “관광청 신설 취지에 공감한다”고 업계 측에 답한 바 있다. 그러나 1년 전 간담회 때 “관광청 신설 대신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운영하겠다”는 답변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문체부 내부에서 관광청 신설 착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호 관광정책과 과장은 "관광청을 신설할 경우 부처간 협의 체계가 약화되는 등 단점이 생길 수 있어 지난해 간담회 이후 새롭게 추진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