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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국내 시장 투자를 확대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업계 내에서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로서는 물론, 국내 여행사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의 인식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씨트립그룹'의 온라인 여행사 브랜드 트립닷컴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운영 중인 호텔, 항공권 서비스에 네이버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도입을 확대했다. 앞서 국내 고객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글로벌 OTA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인 '결제의 불편함'과 '신속한 상담의 어려움'을 해소한 것이다. 이를 통해 트립닷컴은 분명히 국내 시장 내 글로벌 OTA 사이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트립닷컴의 행보와 엇박자를 내고 있어 트립닷컴의 험난한 국내 시장 정착기가 예고됐다.
현재까지 호텔과 항공권 모두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글로벌 OTA는 트립닷컴 뿐이다. 트립닷컴에서 항공권과 호텔 결제 시 네이버 아이디가 있으면 본인 인증 절차 없이 빠르게 결제가 가능하다.
트립닷컴 측은 "한국인 여행객이 모바일을 통해 트립닷컴을 이용하는 비중은 73.8%로 세계 평균보다 약 5.2%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객 편의를 위해 네이페이 확대 도입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트립닷컴은 지난해 11월 리브랜딩 이후 국내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결제수수료(DCC)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OTA 최초로 원화결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서울 종로에 24시간 고객센터를 개소했다. -
이번 고객센터 설립 배경에는 전화상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여행객의 특성과 트립닷컴이 목표로 하는 현지화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한국 여행객은 전체 문의사항의 76%가 전화로 할 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콜 수치가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고객센터 설립을 빠르게 추진했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한국은 여행 패턴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문의도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인 만큼 전세계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지표로 보고 있다”라며 “현재 연중무휴 고객서비스로 한국 여행객의 안전하고 편한 여행을 돕고 나아가 고객센터의 문의사항을 바탕으로 더 많은 서비스 및 여행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 사이에서는 국내 여행사로서도 쉽지 않은 24시간 고객센터 운영을 이제 막 한국 시장 확대를 꾀하는 트립닷컴이 결단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24시간 고객센터 운영은 국내 여행사도 힘들어 하는 부분 중 하나"라며 "풀로 인력을 돌려도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로 이마저도 한없이 확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트립닷컴의 한국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성공이 간절한 트립닷컴의 의중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랭하다.
안드로이드에서 이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한 어플리케이션에서는 1만3480여명이 남긴 별점 중 1506명, 10%에 가까운 고객이 별점 '1개'를 남겼다. 별점 1개가 리뷰를 남기기 위한 최저 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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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불만의 경우 글로벌 OTA가 모두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문제 발생 시 해결이 쉽지 않고, 환불 시 시간이 소요되는 점, 해외결제 수수료 등을 이유로 광고 금액과 실제 결제 금액이 달라진다는 문제 등이다.
트립닷컴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 반응이 냉랭한 점은 해결방안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단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계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려워한다"며 "중국계 회사라는 점이 악영향을 끼친 데다 글로벌 OTA들이 힘들어하는 문제점들이 겹쳐 시장 내에서 나쁜 인식이 더해진 것 같은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트립닷컴의 첫번째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