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글로벌 판매 50만톤 달성 목표...올해 45만~46만톤 판매 예상대형 단조품 외에 블룸, 빌릿 등 반제품 생산...압연 공정 통해 특수강 제품 완성
-
국내 특수강 1위 업체인 세아베스틸이 재도약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성장 정체기에 있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며, 판매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
이러한 점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군산공장은 세아베스틸의 향후 먹거리를 책임지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는 회사의 주력 제품인 중대형 단조품과 블룸, 빌릿 등 철강 반제품, 그리고 중대형 압연품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기자가 찾은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불황에도 제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이 곳은 크게 대형 단조, 소형 단조, 제강, 대형 압연, 소형 압연 공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1만3000톤 프레스를 자랑하는 대형 단조 공장이다. 공장에 들어서니 시뻘겋게 달궈진 소재(잉곳)가 프레스 위에 놓여져 라운드바 형상으로 변해 가고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공장 안은 달궈진 소재의 열기로 따듯하다 못해 덥다. 프레스로 14톤 소재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내려치자 어느덧 최종 제품인 프로펠러샤프트 형상이 돼 간다. -
프레스의 무게는 소재에 가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이 힘이 커질수록 투입할 수 있는 소재의 크기도 커진다. 따라서 대형 단조품을 생산할 때 1만톤 이상 프레스는 필수다.
또 하나 단조에 있어 중요한 점은 오퍼레이터의 경험이다. 소재를 잡고 돌려주는 매니퓰레이터와 내려치는 단조기 모두를 오퍼레이터가 직접 조정하므로, 오퍼레이터의 능력은 단조 제품 품질을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한다.
대형 단조공장을 나와 향한 곳은 전기로 제강 공장이다. 다소 어두운 근무환경이 기존 공장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려준다.
공장 안에 들어선지 1분이 안된 시점이었다. 귀가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음이 들려 순간 나도 모르게 귀를 막고 말았다.
제강 공장은 철스크랩이라는 원료에다 중간 중간 전극봉을 넣고, 거기에 전기를 보내 스파크로 스크랩을 녹이는 과정으로 쇳물을 만든다. 다시 말해 용접과 같은 원리로 쇠를 녹이는데 그 규모가 커졌다고 보면 된다.
공장에서 우리를 반겼던 그 날카로운 음은 전기로에 들어있는 전극봉에 전기를 쏘면서 스크랩에 스파크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소리다.
김창문 생산관리팀장은 "전극봉을 통해 스크랩을 녹이는 소리가 너무 커 우리 역시 작업 중에는 귀마개를 꼭 착용한다"며 "보시다시피 스크랩에서 나오는 먼지도 많은데 군산공장은 최신의 집진설비를 통해 청정한 공기만을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
고로를 통해 생산되는 쇳물은 그 성분을 조정할 수 없는데 반해, 전기로를 통한 제강 공정은 마그네슘, 망간 등 필요한 합금 물질을 넣어 고객이 원하는 강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고 그 강종을 완벽하게 만들어 내느냐가 제강 공정의 기술력을 좌우한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1위 업체답게 극히 낮은 불량률로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권정태 세아베스틸 IR 부장은 "당사 제품은 완벽한 품질로 국내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세계 유수 브랜드에 납품되고 있다"며 "특수강에 있어 기술력 하나만큼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제강 공장에서 생산된 쇳물은 연속주조 설비를 거쳐 블룸, 빌릿 등 철강 반제품으로 완성된다. 쇳물이 연주설비를 통해 굳으면서 사각형태가 되는 공정을 보고 있자니, 세아베스틸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이 느껴진다. 이후 대형 압연, 소형 압연을 거치면 고객에게 납품할 수 있는 최종 제품이 만들어진다.
세아베스틸은 국내 시장에 현대제철이라는 거대 경쟁사가 등장하며 눈길을 이제 해외로 돌리고 있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자동차 물량에서 현대·기아차의 감소분을 글로벌 브랜드에 공급하면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왕성도 기술연구소 고객기술지원센터장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 등에 영향을 받아 현대∙기아차향 매출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우리의 중요한 대응방향은 ‘글로벌’이다. 특수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사가 결국 ‘자동차’이기에,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접근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글로벌 50만톤 판매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며 "올해 예상으로는 연말 기준 45만~46만톤을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어, 2020년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