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스프레드 t당 213.5달러…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 기록한 달간 ‘벤젠 81.1%↓·에틸렌 61.4%↓·PTA 59.7%↓’ 하락세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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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송승근 기자
    지난 3분기 원가 상승에 주춤했던 화학업계가 4분기에도 부진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요지부동인 유가도 부담이지만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제품 가격 상승 요인을 찾기 힘들어서다. 

    PE(폴리프로필렌), PX(파라자일렌) 등 화학업계의 대표 생산제품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4분기 실적 악재가 점쳐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평균 국제 원유 가격은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 배럴당 70.76 달러로 전월 대비 0.68 달러 올랐다.  

    지난 3분기에 유가 상승 직격탄을 맞은 화학업계 입장에서는 썩 좋지 못한 출발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나프타 가격 강세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7% 줄어든 6024억원, 롯데케미칼은 34.3% 감소한 5036억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 지속 및 원료가 상승, 물량 판매 감소로 수익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와 중국의 무역분쟁까지 겹치며 구매관망세가 지속돼, 높아진 원가를 제품으로 반영시키기 쉽지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학업계의 주력 제품 대부분은 지난달 t당 스프레드는 80% 이상 떨어졌으며 스프레드도 최저치를 보이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에틸렌은 t당 930달러로 2016년 2월 이후, 프로필렌은 1055달러로 2017년 12월, PX는 1213.5달러로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13.5달러로 2012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나타냈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벤젠은 같은 기간 동안 배럴당 81.1%(163.8달러) 하락했고 ▲에틸렌 61.4%(339.5달러↓) ▲PTA 59.7%(87.7달러↓) ▲SM 41.1%(297달러↓) ▲MEG 30.1%(117.1달러↓) ▲프로필렌 27.7%(129.5달러↓)가 뒤를 이었다.

    국내 화학업계 CEO 들은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염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석유화학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제10회 화학산업의 날'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등 이중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글로벌 경기불황이 예상된다"며 "우리 업계는 연간 282조원의 세계 4위 화학 강국으로 우뚝 선 지난 몇 년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선제적 대응과 새로운 성장동력 찾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주원료인 에틸렌을 비롯해 PE, MEG, SM, ABS 등 주요 제품들이 하락세를 시현 중인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 우려감은 날로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남은 두 달간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비수기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