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발주 물량 빠지자 마진 직격탄… 우윳값 인상 음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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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일회용컵 규제 시행 후 3개월이 지난 가운데, 가맹본부가 예상치못한 마진 하락으로 인해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1회용 플라스틱컵 주문량이 줄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에 우윳값 인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더해지면서 카페 프랜차이즈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이용을 제한한 이후 매장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70~80% 가량 줄었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사용하는 경우가 현저히 줄었다는 의미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8월 1일부터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 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각 업체에서는 머그잔과 유리컵의 구비를 늘리고, 텀블러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일회용컵 규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일회용컵 규제 시행이 석달을 넘긴 가운데 업계 사이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마진 하락으로 인해 커피프랜차이즈본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관계자에 따르면 일회용컵 발주가 줄어들어 컵 매출에 따른 마진이 최대 50%까지 빠진 상황이다.

    통상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발주품목 중 1위인 원두를 제외하고 대부분 업체의 경우 2위를 일회용컵이 차지하고 있었던만큼, 일회용컵 주문량이 줄어든 것이 가맹본부의 영업이익 타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다회용컵을 사들여야 하는 부담은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구매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맹본부가 컵 판매로 얻는 이익은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회용컵 규제가 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던 가맹본부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직접 나선 규제인데다 취지 또한 환경보호인만큼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대부분의 경우, 일회용컵 규제가 마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A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회용컵 주문량이 빠진 것은 맞는데, 단가가 워낙 낮아서 매출이라든지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 역시 "일회용컵 주문량이 빠졌다고 해서 음료 매출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테이크아웃 고객 역시 꾸준히 유지되면서 일회용컵 주문 역시 크게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회용컵을 안 사는 만큼 다회용컵을 사야하기 때문에 일회용컵이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우윳값 인상이 시작되면서 카페 음료 가격 인상 도미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낙농협회가 유가공협회가 원유수매 가격을 1리터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올린 지난 7월 이후 서울우유(평균 3.6%) , 남양유업(4.5%) 등이 가격을 인상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2013년 이후 5년 만인 이번 가격 인상은 원유가격 인상 외에 그 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매일유업, 롯데푸드 등도 가격 인상을 고려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우윳값이 오르면서 우유 제품이 들어가는 카페 프랜차이즈 등 식품업계 전체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 서울우유에서 우유를 공급받는 파리바게뜨는 이달 5일 흰 우유를 포함한 우유 제품 8종의 가격을 일제히 10% 이상 올렸다.

    라떼 등 우유 제품이 들어가야 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역시 가격 인상을 둔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고, 판매량도 높다"며 "우윳값이 올라가면 카페 음료 가격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가성비를 노린 카페가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음료를 제공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우윳값 인상에 따른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용우유를 사용하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로서는 납품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안정적으로 우유를 공급받을 수 있어 당장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 등은 전용우유를 납품받고 있어 당장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우윳값 인상이 당장 카페 음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납품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우유 공급업체에서 가격 인상을 요청하게 되면 향후 음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할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