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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분야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LG화학은 대기업 바이오분야 계열사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신약개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분야 투자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큐 바이오파마의 면역항암제 신약과제 3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만 1조원대다.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면역항암제 분야를 선택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역항암제는 몸속 면역체계를 자극해, 활성화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항암제다.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암에 확장이 가능해 시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시장조사업체 GBI 리서치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5년 19조원에서 2022년 약 85조원으로 4배 이상 성장이 기대된다.
큐 바이오파마는 선택적으로 T세포를 체내에서 직접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는 환자의 T세포를 체외로 추출해 활성화 시킨 후 체내에 재주입하는 기존 T세포 치료법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LG화학은 해당 기술을 이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아시아권(LG화학)과 비 아시아권(큐 바이오파마)으로 지역을 나눠 신약을 공동개발, LG화학은 아시아지역 권리를 독점으로 확보한다.
LG화학의 바이오분야 투자는 올해 들어 결실을 맺었다. LG화학은 지난 6월 자체 개발 첫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출시했다. 유셉트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은 세번째 제품이다.
유셉트는 오리지널이 갖고 있던 단점을 최소화해 내놓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기 어려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주사기 버튼을 없애고 바늘만 꽂으면 약이 자동으로 주입되도록 했으며, 주사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오리지널보다 주사침을 얇게 만들었다.
LG화학은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LBAL'도 개발 중이다. 현재 일본 모치다제약과 제휴를 통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LG화학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출시 무대를 국내와 일본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은 단일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큰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분야 투자를 확대하면서 LG화학은 현재 약 400여명 수준의 신약개발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450명 규모로 늘리고, 지난해 964억원이던 연구개발비도 2020년까지 21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의 바이오분야 투자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미 합성의약품으로 신약을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9년동안 개발에 몰두한 당뇨신약 '제미글로'를 지난 2012년 출시했다.
제미글로는 현재까지 나온 국산신약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제미글로는 매출이 매년 두배 가까이 증가해 지난해 738억원을 기록했다. 국산 신약 가운데 연매출 700억원이 넘는 제품은 제미글로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경험해본 것과 아닌 것은 극명한 차이가 있다"며 "LG화학이 오픈이노베이션으로도 영역을 넓히며 바이오분야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면서 신약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과를 이뤄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