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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에서 최종 결론을 하루 앞두고 지난 12일 폭락했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정지는 불가피하겠지만 상장폐지까지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점치고 있는 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후 진술을 듣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제출한 제재조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의 '고의성'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실시했는가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통해 지분율 49%까지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4621억원에서 4조 8085억원으로 재평가되고, 2011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해오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말 당기순이익 1조 90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적법하게 회계처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회계기준에서는 개별재무제표가 원칙이나 IFRS에서는 연결재무제표가 기본 재무제표가 된다. 또한 자산·부채 평가방식도 취득원가에서 공정가치 평가로 바뀌게 된다.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할 경우 해당 회사의 주식 거래는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증선위는 이전까지 분식회계는 인정하지 않고 고의 공시 누락 부분만 인정했으나, 지난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이 같은 판단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을 배포하며 "분식회계 모의를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팀과 삼성물산의 태스크(TF)가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주장이다.
◆ 삼성 내부 문건 공개에 주가 '폭락'… 증선위 결정 하루 전에 '반등'
이에 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졌다. 지난 12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2.42% 떨어진 주당 28만 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조 4586억원이나 증발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유가증권시장 5위에서 14위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13일 현재 다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5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11.38% 오른 31만 8000원에 거래 중이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상장폐지에 이를 경우 개인투자자 등 시장에 미칠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말 기준 8만175명에 이른다.
다만 거래 정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 정지 후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폐지되거나 코스피200지수에서 빠질 일은 없다"면서도 "거래 정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례를 비춰봐도 고의 분식회계를 인정 받고도 거래 정지에 그친 경우가 확인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위 분식회계로 지난 2016년 7월~10월 3개월간 거래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거래 정지 기간 이후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거래 정지가 해제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대장주이면서 시가총액도 상당하기 때문에 상장폐지까지 간다면 시장에 미칠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며 "삼성 내부 문건 공개의 파장이 크긴 하지만 업계에선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까지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