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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후보물질의 임상단계가 낮을수록 허가 가능성은 낮고 반대로 개발도중 실패확률은 높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2015년 대규모 기술수출을 기점으로 최근 제약바이오업계 기술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임상 초기단계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어느정도 안전성과 약효가 검증된 임상 1·2상이 아닌 동물실험단계인 전임상을 마치고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 한올바이오파마 등의 사례가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지난 8월 피부질환 치료제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레오파마에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을 기술수출했다.
해당 계약으로 JW중외제약은 계약금 1700만달러(약 190억원)를 우선 받고 임상개발에서부터 판매까지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3억8500만달러(약 4300억원)를 받게 된다.
JW1601은 히스타민(histamine)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 활성과 이동을 차단한다. 또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제품들이 항염증 효과 위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JW1601은 항염증과 가려움증을 동시에 해결하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또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가 연고제와 주사제로만 개발됐던 것과 달리 JW1601은 먹는약으로 개발돼 편의성도 높였다.
JW중외제약은 국내에서 JW1601의 임상 1상을 2019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2016년 미국 제약기업 애브비 자회사인 애브비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면역항암신약 물질인 'MerTK 저해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4000만달러(약 483억원)를 포함해 개발 및 허가, 판매에 따른 마일스톤까지 최대 5억2500만달러(약 6340억원)다.
MerTK(Mer Tyrosine Kinase)는 인체 면역시스템을 억제해 암세포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역할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MerTK 신호전달을 억제하면 암에 대항하는 면역체계가 더욱 활성화된다는 얘기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 전체를 면역시스템이 공격하기 때문에 표적률이 높은 편이다. MerTK 저해제를 기존의 다른 항암제와 병용할 경우 항암 효과가 더욱 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 'HL161'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계약규모는 8100만달러(약 915억원)다.
이 가운데 HL161은 면역계의 이상으로 우리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병원성 자가항체를 분해해 없애는 약물로, 기존 류마티스항체치료제인 휴미라·램시마·엔브렐 같이 TNF-α(종양괴사인자-알파) 항체를 억제하는 대신 세포표면에서 면역글로불린과 결합하는 수용체인 FcRn 항체에 작용한다.
자가항체를 가진 면역글로불린 항체는 FcRn의 작용으로 세포 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다시 혈액으로 나온다. HL161은 이 FcRn의 항체 재활용을 억제해 자가항체를 제거한다.
HL161은 기존 치료법인 혈장분리 반출술이나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주사요법(IVIG)에 비해 약효, 가격,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약 당시 전임상단계를 마친 상태였으며, 한올바이오파마는 현재 호주에서 HL161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임상단계의 결과만으로 기술력이 높은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으면 개발실패의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훨씬 줄어들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계약체결과 동시에 이익으로 발생하는 전체 계약규모의 5~7%대 수준의 계약금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