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017년보다 초라한 성적표대손충당금 전입액 분기 연속 '발목'
  • 외국계은행이 3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올해 지속해서 발목을 잡은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결국 순이익을 갉아먹은 것이다.

    이는 3분기 막대한 순이익을 낸 시중은행과 반대의 행보로, 국내 영업환경에 맞지 않는 경영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5%, 8.2% 감소한 3분기 누적 순이익 2009억원, 158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2016년 누적 순이익(2051억원)보다 못한 실적을 내놨다. 씨티은행의 경우 2016년 누적 순이익(1576억원)을 간신히 앞섰다.

    3분기 개별 순이익만 보면 두 은행이 반대의 결과를 나타냈다. 씨티은행(412억원)은 25.2% 감소한 반면 SC제일은행(541억원)은 24.5% 증가했다. 

    성적이 더 초라한 씨티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인건비 감소와 더불어 지난해 영업점 모델변경에 따른 경비 절감과 지속적인 경영합리화로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것 외에는 모든 지표가 암울하다.

    기업대출은 1년 전보다 13.4% 감소했는데, 중소기업대출 등 원화기업대출금의 증가에도 환매조건부매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가계대출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감소해 4.2% 줄었다. 신용카드채권도 2.8% 감소했는데,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으로 인한 고객 이탈은 막지 못한 모습이다. 기업 및 공공대출금, 개인대출금, 신용카드 등이 포함된 고객대출자산은 1년 전보다 8.2%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3분기 개별 기준(2.57%)으로 1년 전보다 0.13%포인트 나빠졌으며, 이에 이자수익도 0.2% 감소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분기 누적 및 개별 기준 모두 0.13% 나빠졌다.

    실적 하락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3분기 702억원에서 1년 사이 1186억원으로 68.9% 급증했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과 신용여건 악화에 더해 올해부터 IFRS9(국제회계기준)이 새롭게 적용된 영향 탓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후 돈을 받지 못해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금이다. 은행이 돈을 빌려준 후 일부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을 쌓아두는데, 그만큼 부실위험이 커진 대출금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두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역시 지난해 3분기보다 늘었다. SC제일은행은 157.17%에서 188.75%로, 씨티은행은 154.0%에서 209.4%로 증가했다.

    SC제일은행도 일반관리비용과 파생상품충당금 전입액은 증가한 반면 대출채권·수취채권충당금 환입액이 감소한 게 순이익을 깎아내렸다.

    또한 주식시장 하락세에 따른 주가지수 연계 수익증권·뮤추얼펀드 판매수수료 감소와 신용카드 관련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수수료수익도 지난해 3분기 1821억원에서 1년 사이 1779억원으로 2.3% 줄었다.

    NIM은 3분기 누적 기준 1.47%로 전년 동기 대비 0.01%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2%포인트 개선됐지만, 연체율은 0.02%포인트 나빠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두 은행 모두 연속으로 실적 하락곡선을 그리자 외국계은행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디지털뱅킹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점포를 축소하고 자산관리(WM)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최근 2년 간 성적보다 못난 지표들을 보이며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