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향해 200여 발 미사일 발사…간밤 뉴욕증시 하락유가‧금값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반도체 약세에 코스피 급락증권가 "경기침체 공포 재유입 시 韓 증시 부담…박스권 장 불가피"
  •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
    ▲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241001 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포격을 가하며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꼈다. 증권가 일각에선 경기침체 공포 재유입과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시 이달 코스피 지수가 2400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1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5포인트(1.14%) 하락한 2563.62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7.57포인트(0.99%) 내린 756.31에 거래 중이다.

    대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4%(700원) 하락한 6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89% 하락하는 등 낙폭이 큰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가 목표주가를 6만4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추면서 1년 7개월 만에 장중 6만 원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밖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현대차(-2.46%,) POSCO홀딩스(-1.56%) 삼성전자우(-0.98%) 셀트리온(-1.18%), 삼성바이오로직스(-1.54%), 기아(-1.10%), LG에너지솔루션(-0.12%) 등이 하락 중이다. KB금융(1.11%)만 상승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중동 지역 긴장감과 경기 지표 우려에 미국 증시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 중동발 위기에 국제유가와 금 현물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보복 공격을 예고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됐다. 여기에 미국 공급관리협회의(ISM)의 9월 제조업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이에 간밤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3대 지수인 S&P500(-0.9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1%), 나스닥(-1.53%) 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엔비디아(-3.66%) 등 대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받았다"라며 "국내 증시도 경제 지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더해 내일 휴장으로 인한 거래 부진 등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증권가에선 2500선 중반으로 밀려난 코스피가 이달에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코스피가 미국 대선 지지율과 3분기 실적 결과를 주시하면서 최대 2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경기침체 공포 재유입과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시 코스피가 2400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10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대신증권 2450~2750 ▲KB증권 2480~2750 ▲한국투자증권 2500~2700 ▲미래에셋증권 2550~2750 ▲삼성증권 2500~2800 ▲키움증권 2550~2800 등이다.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초와 같이 고용 지표가 둔화하더라도 시장은 연준의 적극적인 대응을 예상하며 투매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8월 초 한국 증시의 성과가 다른 나라 대비 유독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빅컷은 국내 증시의 바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또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하방보다 상방이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금리 인하를 통해 전 세계 금융 여건이 완화되면서 미국 이외 국가에도 내수 진작에 대한 기대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경계감으로 인해 박스권 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경기 모멘텀은 이미 약화되고 있어 경계감이 필요하다"라며 "연준의 자산 긴축 기조에 변화가 없고 중국 경기 부양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후속 조치가 제한적일 수 있기에 우리 증시는 부담을 안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이스 시나리오는 2500~2750선 박스권 등락을 전망하되 경기침체 공포 재유입, 금리인하 기대 후퇴 시 코스피는 2400대로 진입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이달 코스피는 4분기 상승추세 재개 전 마지막 진통을 거칠 수 있다"라며 "미국의 사상 최고치 행진 이후 투자심리 과열과 위험회피 시그널 발생, 변동성 저점 통과 등 반작용 국면을 고려할 시점에 때마침 금리 인하 사이클 검증 국면과 맞물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