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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합성의약품(케미칼) 개발에 주력하던 주요 제약사들이 바이오분야 파이프라인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거나 유망 바이오벤처의 후보물질을 자사 파이프라인으로 흡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종근당,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 상위제약사들이 바이오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직접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종근당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지난 10월 일본에서 허가신청을 마쳤다.
종근당의 'CKD-11101'은 지난해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말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에 나선 첫 바이오신약의 상용화 여부가 주목된다. 종근당은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를 개발 중이다.
CKD-702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로 선정돼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올해 전임상 시험을 완료하고 2019년 임상1상 진입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기존 표적항암제의 내성과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직접 개발의 경우도 있지만,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아 기술력을 더하는 사례가 더 많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R&D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상위제약사들의 후보물질 발굴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2년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1910억 달러로 2016년 대비 2배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면역항암제는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기 보다 환자의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효능은 훨씬 높다.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낸 유한양행은 올해만 굳티셀, 브릿지바이오, 앱클론, 에이비엘바이오 등과 잇따라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
유한양행은 앞서 2016년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해 바이오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동아에스티는 올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또 에이비엘바이오와 신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공동 개발·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하게도 했다.
보령제약은 자회사 바이젠셀을 통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바이젠셀은 지난해 보령제약 자회사로 편입돼 면역항암제 'VT-EBV-201'을 개발 중이며 2021년까지 임상 2상 완료가 목표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미 바이오분야 강자로 자리잡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달리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신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케미칼, 바이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유망한 파이프라인의 경우 초기 임상결과만으로도 기술수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 보다는 바이오신약에 투자를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