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코오롱 기술수출 덕에 주가 급등… 인트론바이오는 하락세 지속수상한 주가 흐름에 내부정보 유출 의혹 '솔솔'… 투자자 항의 빗발쳐
  • ▲ 2018년 11월 인트론바이오 주가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
    ▲ 2018년 11월 인트론바이오 주가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

    인트론바이오의 주가가 7526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내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트론바이오는 지난 20일 오전 7시9분에 공시를 통해 로이반트사이언스와 7526억원 규모의 슈퍼박테리아 바이오신약 'SAL200'의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인트론바이오는 선급금 1000만 달러(약 112억원)는 계약 체결 후 10일 이내에 수령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6억 5750만 달러(약 7000억원)은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지급 받는다. 제품 상용화 시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시장에선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에 이은 기술수출 소식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이슈가 공개되면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한가를 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유한양행은 공시를 통해 얀센 바이오테크와 1조 403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날 유한양행은 29.88% 급등한 23만 1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상한가로 치솟았다. 다음날에도 8.23% 급등한 25만원에 장을 마쳤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9일 장중에 글로벌 제약사 먼디파마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일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술수출 총액인 6677억원은 지난해 매출 대비 565% 규모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전일보다 29.98% 급등한 8만 2800원으로 마감하면서 상한가를 쳤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종가(8만 2800원)는 바이오 분야 관절염 신약을 보유한 경쟁사 메디포스트의 주가와 동일했다. 지난 20일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전일 대비 2.66% 오른 8만 5000원을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0.48% 떨어진 메디포스트의 주가(8만 2400원)를 앞질렀다.

    그러나 기술수출 계약이 보도된 지난 20일 인트론바이오의 주식은 장 초반 24.18% 폭등한 6만 4200원까지 뛴 후 계속 하락해 5만 2600원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1.74% 오른 데 그친 것이다. 이날 같은 슈퍼박테리아를 다루는 경쟁사 레코켐바이오는 전일 대비 9.29% 급등한 6만원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지난 21일에는 전일 대비 6.84% 급락한 4만 9000원에 마감했다. 22일에는 전일 대비 5.51% 하락한 4만 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부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트론바이오의 주가를 살펴보면, 11월 초부터 몇 차례 급등세를 보여 이러한 의혹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인트론바이오 주가는 지난 2일 9.44% 급등한데 이어 3일에는 17.39% 폭등했다. 6일에도 1.78% 올랐다가 7일 0.88% 소폭 하락했다. 다시 8~9일에 3.64%, 1.17%씩 오르고 13일에는 9.65% 급등했다. 기술수출 계약이 공개되기 2거래일 전인 16일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9.53% 급등했다.

  • ▲ 인트론바이오 순매매량 변동추이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
    ▲ 인트론바이오 순매매량 변동추이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
    일각에선 기관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관은 기술수출 계약이 공개되기 하루 전인 19일부터 12만 2695주 순매도했다. 기술수출 계약이 보도되기 시작한 20일에는 61만 6695주를 순매도했다. 이전까지 기관의 인트론바이오 주식 매매량은 대체로 수천~3만주 가량에 머물렀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내부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일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개인투자자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바이오 업계에선 인트론바이오가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에 비해 내부 시스템이 미비해서 벌어진 일 아니겠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계약은 품목허가, 임상 완료 등과 같이 예정된 이벤트가 아니라서 선반영될 수 없다"며 "이런 경우 내부자 거래나 정보유출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트론바이오는 슈퍼박테리아의 등장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엔도리신(Endolysin)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회사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잡아먹는 생물체다. 엔도리신은 살균 항생제로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시켜서 죽이는 항생물질이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인트론바이오는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인트로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109억 6277만원으로, 최근 3년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창출했다.

    인트론바이오는 형제 관계인 윤성준 사장과 윤경원 부사장이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울의대 암 연구센터 연구원 출신인 윤 사장은 인트론바이오의 창립자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한 윤 부사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부, 씨티은행 외환사업부 등을 거쳐 지난 2001년 인트론바이오에 합류해 현재 재무·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 인트론바이오 투자자별 매매동향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
    ▲ 인트론바이오 투자자별 매매동향 ⓒ한국거래소, 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