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라면 점유율, 꾸준히 하락해 63% 가량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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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컵라면'(용기면)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혼밥' 트렌드로 인한 컵라면 열풍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용기면 시장의 규모(닐슨코리아)는 지난 2011년 5400억원에서 지난해 7900억원까지 성장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용기면의 매출 비중은 37.4% 가량으로 집계됐다. 2011년 용기면의 비중은 29.2%에 불과했다. 반면 봉지라면의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해 6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용기면의 인기는 조리와 섭취의 간편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전체 라면 시장 매출은 올해 1조716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편의점 라면 매출은 2406억원에서 1년만에 2716억원으로 12.9% 뛰어올랐다.

    편의점을 자주 찾는 1020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김모씨(15)는 "집에서는 엄마가 라면을 자주 못먹게 해서 봉지라면은 안 먹은지 꽤 됐다"며 "친구들이랑 편의점 와서 컵라면에 김밥같은거 먹으면 싼 가격에 든든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박모씨(16)는 "유튜브에서 신상 컵라면을 먹는 영상을 보고 친구들과 편의점에 왔다"며 "다양한 컵라면이 많이 나와서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용기면의 인기가 거세지자, 봉지라면이 컵라면으로 재출시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농심은 최근 해물안성탕면의 인기에 힘입어 ‘해물안성탕면컵’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용기면 시장의 성장세는 1인가구와 혼밥족의 증가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특히 1020세대가 용기면을 많이 찾는 만큼, 농심은 해물안성탕면컵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용기면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편의점들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CU가 판매중인 ‘속초홍게라면’은 컵라면 중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누르고 매출 1위를, CU의 전체 PB 상품 중에서도 상반기 판매 1위에 올랐다.

    GS25는 올해 ‘제주 해녀 해물맛라면’과 ‘독도사랑 새우맛라면’을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강릉 교동반점과 협업해 후추 등으로 교동 짬뽕 특유의 매운맛을 살린 짬뽕, 순창 고추장찌개라면, 부산어묵탕라면, 강릉초당순두부라면, 장흥버섯전골라면 등 총 5가지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컵라면을 선보였다.

    과거 용기면이 가지고 있던 단점도 개선됐다. 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지만 현재는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용기까지 등장했다.

    농심은 주력브랜드인 신라면블랙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 한 ‘신라면블랙사발’을 내놨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했다. 끓는 물 온도인 100도 전후로 오랜 시간 가열해도 용기 재질에 변화가 없어 안전성도 문제없다.

    오뚜기도 지난 2009년 오동통면을 시작으로 진라면과 참깨라면, 리얼치즈라면까지 전자레인지용 컵라면을 선보였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77개 주요 식품의 나트륨·당 함량을 조사, 발표한 결과 봉지면(1640mg)이 컵라면(1505mg)보다 나트륨 함량이 많았다.

    업계 사이에서는 용기면이 수년 내에 라면 시장 비중 50%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용기면을 둘러싼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용기면의 성장세와 식품업계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용기면이 봉지라면을 충분히 누를 수 있다고 본다"며 "치열해질 용기면 시장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