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보험·자산운용·저축은행 등 66개社전체 임원 1627명 중 女임원 2.95% 불과창구업무 90%이상 여성…고위직 남성뿐
  • 전체 비은행 금융회사의 여성 임원이 2.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으로 볼 때 6대 은행(5.4%)보다 낮은 수치로 유리천장이 훨씬 더 단단한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증권, 보험, 자산운용, 저축은행, 카드·캐피탈 등 각 금융회사 자산규모 상위 10곳의 총 임원 1627명 중 여성 임원은 48명에 불과했다.

    전체 임원 수는 5년 사이 129명 증가했지만, 여성 임원은 19명밖에 늘지 않았다. 2013년 기준 여성 임원 비중은 1.9%로 5년간 1%가량 증가한 셈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창구업무 종사자 중 여성 비중은 증권 99%, 손해보험 99%, 생명보험 98%, 저축은행 95% 등으로 압도적이다. 금융회사 전체 종사자 중 여성도 평균 30~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자리가 바늘구멍보다 더 뚫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회사들이 여성의 역할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기껏해야 1명 늘릴 뿐이다.

    금융회사별로 살펴보면 여성 임원이 가장 적은 곳은 손해보험(1.14%)과 저축은행(1.80%)으로 각각 4명과 2명뿐이다.

    다음으로는 자산운용(3.03%) 6명, 증권(2.88%)과 생명보험(3.90%)이 각각 11명, 카드·캐피탈(4.64%) 14명이었다.

    특히 처참한 것은 금융회사 총 66곳(카드 8개사, 저축은행 8개사) 중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거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산규모 상위 10곳 중 6곳에서 5년 간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저축은행 3곳에서도 여성 임원이 없었다.

    금융회사 중 가장 덩치가 큰 증권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곳에서 5년간 여성 임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산운용사와 생명보험사는 자산규모 상위 10곳 중 각각 4곳, 2곳에서 5년간 여성 임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전 금융권에서 여성의 역할은 영업점 창구나 고객센터 업무에 그칠 뿐 고위직으로 갈수록 없어지고 있다. 비은행 금융회사의 경우 은행업과 특성이 달라 채용 과정부터 남성을 더 많이 뽑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 비은행 금융회사 중에서는 2013년~2017년 채용에서 남성지원자 합격률보다 여성지원자 합격률이 50% 미만인 곳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전 금융권에 민간기업의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노르웨이의 경우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해 이사회 규모에 따라 여성 임원 수를 최소 1명 이상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위반행위로 간주해 제재를 가한다.

    제윤경 의원은 "은행보다 비은행 금융회사에서 여성의 설 자리가 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채용 과정부터 업무 역할 배분에 더해 승진까지 성 격차가 여전한 만큼 정부가 나서서 여성이 중요 업무를 맡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