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한국 상륙 이후 홈퍼니싱 시장 가속도… 홈파티 트렌드에 연말 마케팅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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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샘

    '북극한파'로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등 매서운 추위가 지속되고 있다. '집돌이', '집순이'들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올해 역시 실내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가구·인테리어 시장에서는 '홈파티' 트렌드가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은 지난해 13조원대로, 2023년까지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이케아의 한국 시장 확장 이후 업계 성장에 속도가 붙었고, 신세계그룹의 까사미아 인수, 현대백화점그룹의 한화L&C 인수 등 사업 확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 경쟁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케아의 한국 상륙은 침체돼있던 한국 가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구, 가전에 그쳤던 시장이 홈데코·인테리어 분야까지 탄력을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셀프 인테리어, 가성비 인테리어 등 직접 집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홈파티' 트렌드가 탄생했다. 과거에는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유행하던 홈파티 트렌드가 국내 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간편하게 집을 꾸밀 수 있는 인테리어 용품이 다양하고 저렴하게 시장에 등장하면서, 홈파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가정간편식(HMR) 등 홈파티 트렌드를 겨냥한 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식품업계의 노력도 한 몫했다.

    직장인 최모씨(28)는 "학창시절을 함께보낸 20년 지기 친구들과 매년 파티를 해 왔다. 10년 전에는 유행이었던 '이미지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고, 이후 룸식 호프나 파티룸이 유행이 되면서 그런 곳에서 연말 파티를 했다. 호텔이나 펜션을 잡은 적도 있다. 그러던 중 작년에는 셀프 촬영이 유행이어서 셀프 촬영 용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해 우리끼리 사진을 찍었고, 올해는 친구 집에서 홈파티를 해보기로 했다. 한때 유행했던 '파자마 파티' 같은건데, 요즘 파티 용품을 구하기 쉬워져서 그때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홈파티 트렌드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바로 '연말'이다. 날씨가 추울수록 홈파티 트렌드는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크리스마스가 2주 후로 예정돼 있는 현재 홈파티를 겨냥한 업계의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샘은 ‘매일매일 즐거운 홈파티’를 주제로 가족들이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간을 구성 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안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맞아 올 홈파티 트렌드를 반영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홈파티 상품을 선보였다.

    한샘 관계자는 “여가 시간의 증가와 함께 가족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각광 받으며, 홈파티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몇가지 테이블웨어와 소품만으로도 분위기를 연말 연출 할 수 있어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 9월 가족 구성원의 생애 주기에 맞춘 다양한 공간 패키지를 선보였다. 그 중 연말 홈파티 콘셉트을 담은 ‘매일매일 즐거운 홈파티’ 플랜은 연말연시 집에서 파티를 즐기거나 다 함께 여가 활동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 연출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홈파티를 위해 소파배치는 서로 눈을 맞추며 대화하기 좋은 ‘기역(ㄱ)자형’을 추천하며 와인색상을 주조색으로 골드 컬러를 포인트로 하고 아메리칸 스타일의 소품을 활용하면 연말 홈파티 느낌을 낼 수 있다.

    주부 윤모씨(50)는 연말에 가족들과 함께 홈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윤씨는 "원래는 매년 연말 가족이 다 모이기 힘들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아이들이 크니 쉽지가 않더라. 연말이 연말답지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큰 마음먹고 트리를 샀다. 트리를 사러 나갔더니 귀여운 파티 용품들이 많아서 이번 연말에 홈파티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가족들과 파티를 하겠다고 했더니 의외로 큰 아이가 케익을 만들어보겠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역시 겨울시즌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종합 건자재기업 한화L&C를 인수,  사명을 ‘현대L&C’로 바꾸고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샘과 이케아 등 이른바 '가구공룡'이라 불리는 업체들과 대적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 ▲ 레토 소파베드. ⓒ현대리바트
    ▲ 레토 소파베드. ⓒ현대리바트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소품 사업 외에 창호·바닥재·인조대리석 등 건자재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 매출 2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토탈 리빙·인테리어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현대L&C 인수를 계기로 리빙·인테리어 부문을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과 패션(한섬·현대G&F·한섬글로벌) 부문과 함께 그룹의 3대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기존 리바트 주방가구에 현대L&C의 창호, 마루, 벽지 등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 출시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등 시너지 창출방안 마련에 나선 상황”이라며 “백화점·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등도 적극 활용해 현대L&C의 B2C 매출 확대는 물론, 경쟁력 제고 등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신세계그룹은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인수해 가구뿐만 아니라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5년 내에 플래그십스토어, 로드숍, 숍인숍 등 매장을 160개로 늘리고 매출액 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홈파티 트렌드를 이끄는 홈퍼니싱 시장의 연말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체 입장에서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점유율을 가지기 위해 쉼없이 움직여야 하는 시기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장에 변동이 많이 일어날 때 얼마나 자리를 잡고, 초반에 관심을 끌어들이냐가 우선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 홈파티 트렌드에 전력을 다해 일단 올라타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급속도로 치열해지면서 기존 업체에게는 힘든 상황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홈퍼니싱 시장이 커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 생존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