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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시작된 분식회계 논란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이어진데다 경남제약은 상장폐지에 몰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재개로 숨통이 트이나 싶었던 제약바이오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의미있는 성과도 있었다. 어닝쇼크의 연속에도 뚝심있게 밀어붙인 R&D투자는 유한양행의 대규모 기술수출이라는 쾌거를 가져왔다. 글로벌로 가는 험난한 길에서 반가운 빛줄기가 어둠을 갈랐다.
뉴데일리경제는 2018년을 들썩이게 한 제약바이오 이슈 10가지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결론에 압수수색까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1월 2년여를 끌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실질심사를 진행하며 지난달 14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 11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19일 만에 재개됐다.
거래 재개 후 3일간 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숨통이 트이는 듯 했으나, 지난 13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꺾였다. 이번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뿐 아니라 삼성물산까지 포함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정조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난사에 덩달아 제약·바이오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도 잠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법적 소송으로 번지면서 업계에서도 긴장의 끈을 붙들고 사태를 계속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감리 착수… 제약바이오株 '휘청'
금융감독원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 감리에 착수하면서 제약바이오 주가도 휘청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되판 금액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하면서 올 2분기 영업손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무형자산인 판권 매각을 매출로 회계처리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6.5% 줄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당사가 보유한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활동을 통한 수익은 매출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고, 전반적인 제약·바이오 주가도 타격을 입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300 헬스케어지수는 14일 기준 3008.56으로 전일 대비 97.37(3.13%) 하락했다.
◆ 경남제약 상장폐지… 주주 5000여명 피해 1400억 증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4일 경남제약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재무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경남제약 개인투자자 5252명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이들이 보유한 808만여주는 138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거래재개를 위해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9일 임시주총에서 기존의 경영진을 몰아내고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자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거래소 측은 경남제약이 경영개선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성난 주주들의 기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거래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재개' 결정과 이번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결과를 비교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사태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경남제약은 17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바이오벤처, 13개사 기술특례상장… 역대 최대 규모
올해 13개사의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바이오벤처는 2015년 10개, 2016년 9개, 2017년 5개 등이었다.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지난 10월 기준 7016억원에 달해 지난해 총 투자액인 3788억원을 가뿐히 넘어선 상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지난해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재무제표상 적자가 있더라도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으면 코스닥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이오기업들은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진출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술특례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인 바이오 기업이 많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바이오니아는 상장한 지 13년이 됐으나 상장한 다음 해부터 적자를 지속하다 2009년 딱 한 번 흑자를 기록한 데 그쳤다. 이수앱지스와 제넥신도 지난 2009년 상장 이후 적자를 지속했다.
◆ 제약·바이오 첫 채용박람회… 일자리 창출 적극 나서
제약·바이오 업계는 올해에도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제약협회)는 지난 9월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8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해당 박람회는 제약업계 사상 첫 박람회로, 청년 실업 극복 문제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열렸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 전부터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면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5000여 명이 넘는 취업준비생이 몰리면서, 해당 박람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성료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일자리는 정규직이 94.9%에 이른다. 이는 전 산업 평균인 67.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이 '양질의 일자리 산업'으로 평가 받는 이유다.
제약협회는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 채용이 6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대비 52.5% 증가한 수치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내년 초에도 인재 채용을 활발히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