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광주·이천·청주 3개 공장 일주일 씩 셧다운오비맥주 측 "52시간 근무로 인한 휴가 장려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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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OB)맥주가 임직원들의 휴가 장려를 위해 지난 11월 공장 가동을 멈추고 일주일간 셧다운에 들어갔다. 1년 내내 상시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는 주류업계 특성상 이례적인 일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 11월 카스를 생산하는 이천·광주·청주 공장 가동을 올스톱했다. 3개 생산공장에서 일주일씩 순차적으로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총 21일간의 ‘셧다운’이다. 생산라인 직원들을 위한 휴가장려 프로그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오비맥주 관계자는 “생산 부문에 독일 출신 임원이 새로 왔다. 독일에서는 매년 맥주 공장을 동시에 쉬면서, 공장 효율을 높인다고 한다. 오비맥주 공장에서도 임직원 휴가 독려 및 공장 효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휴가 장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순차적으로 공장이 쉬게 된 이유”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실제로 성수기인 여름에는 공장이 24시간 내내 풀가동 된데 비해, 비수기로 불리는 11~12월은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다. 오비맥주는 부서에 차등 없이 임직원 모두 휴가를 갈 수 있게끔 재고를 미리 조율했다는 설명이다.직원들의 호응도 높다. 그동안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발효·양조팀과 같은 경우 한 시도 자리를 뜰 수 없어 교대 근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장이 동시에 쉬게 되자, 부서와 직급에 상관없이 팀원 모두 연차를 소진하게 된 것이다.오비맥주 노조 측은 “그동안은 금요일쯤 하루를 쉬면서 주말과 붙여 연차를 소진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내부적으로 비수기에 공장을 일주일간 중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서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 그래도 1년간 계획된 생산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올해는 파일럿식으로 시범 운영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매일 생산해서 출고하는 식품·제조업의 특성상 이와 같은 탄력 근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2월까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한다고 밝힌 만큼, 식품업계 전반으로 워라벨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마다 업종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주류와 같은 경우는 미리 재고를 조율하면 일주일 정도의 셧다운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때는 공장을 풀가동하고, 남는시간을 이용해 쉬는 것은 탄력근무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한편 주류업계는 올해 '주52시간 근무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생산직 수십 명을 채용했고, 올해 정기채용 인력 중에서도 생산부문에 신입사원을 충원했고 결원 시 수시로 채용을 이어왔다. 영업사원의 경우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조절해 52시간 근무를 맞췄고, 관리부문은 PC-OFF제를 도입했다.롯데주류는 매년 하반기 채용 시 평균 90명 안팎을 신규 채용해왔으나 올해는 주52시간제 실시에 대비해 채용 규모를 이전보다 10% 상당 늘려 100명 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10%에 해당하는 추가 채용 인원은 전원 생산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아울러 공장 및 생산라인별로 각기 다른 근무체제 시범 운영을 마치고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제에 맞춰 새로운 근무체제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건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올 해 폭염으로 맥주시장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맥주는 신선도가 중요한데, 재고를 미리 확보해 놓으면 일주일이라도 재고가 쌓인다. 카스는 회전이 잘 되는 맥주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로인해 덜 신선한 맥주를 마실 가능성도 있다”이라고 덧붙였다.